▲ 류인석 수필가 |
공정한 기관과 공정한 기준으로 통치자들의 공과가 낱낱이 공개될 경우, 어느 통치자도 권력형 비리나 측근들의 부정근절에 엄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최고 통치자나 권력자들이 정직하고 공정할 경우 측근들이나 친인척들의 부정비리는 자연스럽게 근절될 것이다. 권력은 무상하기 마련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을 파헤치자고 달려드는 지금의 야당도 지난날엔 집권여당이었다. 또 지금의 여당도 김대중, 노무현 집권시절엔 야당을 해본 경험이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이명박 통치권력 주변의 잘못도 많지만, 노무현ㆍ김대중ㆍ김영삼 통치 권력의 잘못 때문에 국가와 국민이 당한 피해 또한 부지기수다.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아들까지 나서 모리배역할을 했거나, 친인척 측근들의 부정비리로 추문을 일으킨 것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 그 누구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에 들통 난 부정비리를 어쩌지 못해 스스로 목숨까지 끊어 사실전말을 모두 미궁 속에 묻어야 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또 당시 국가기강의 이정표가 돼야 할 국무총리 역시, 연루된 부정비리 때문에 최근까지도 사직당국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지 않은가. 유죄 무죄를 떠나 한 나라의 국무총리가 부정비리에 연루돼 사직당국에 들락거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가적 수치다. 어디 그뿐인가. 김대중 대통령도 '통일'이란 대의명분을 앞세운 용공정책으로 민주국가의 정체성이나 국가관, 역사관마저 흔들어놓지 않았나. 천문학적 숫자의 국민혈세를 북한에 퍼다 주었지만, 부메랑 되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핵폭탄 위협 등 계속된 도발위협만 받고 있다. 또 재임시절 친척이나 측근들의 부정비리는 얼마였나.
박지원 원내대표의 주장은 진실이어야 한다. 머지않아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당리당략적 차원의 표심호객 구호라면 또 한 번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전직통치자들의 부정비리를 밝혀내는 것은 이제 민주당의 요구만이 아닌 시대적 소명이다. 민주당의 주장이 진정이라면 이제 억지나 투쟁, 좌경화일변도의 이미지도 바꿔야 한다. 제1야당으로서 군소정당인 진보당과 연합해서 좌파정책에 동조하고 나선 것부터도 국민 앞에 죄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기 전에 자기의 과거도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후보도 못낸 채, 무소속후보에게 양팔 벌려 환호하고 박수치며 조아리던 민주당 꼴은 민망하다. 오늘날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 사실이 밝혀져 세상에 회자되고 있는데도 모르는 일처럼 침묵하는 꼴도 민주당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아닌 가 반성할 일이다.
부정비리가 탄로 나자 “정치탄압”을 외쳐댄 전직 국무총리의 파렴치를 답습하면 민주당은 이제 민심의 공감대에서 멀어진다. 수권정당으로서의 덕목은 남의비판만을 일삼아선 안 된다. 나부터 반성하고, 잘하기가 우선돼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