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만 해도 상당수 학교가 스승의 날 휴교를 해 선물 고민에서 자유로워졌으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각 학교가 스승의 날 본래 취지를 살린다는 취지에서 이날 수업을 통해 사제간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 포털사이트 육아정보 카페에 들어가보면 '스승의 날 선물'에 관한 고민이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이는 스승의 날 선물이 자녀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반대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선물을 한다면 예산은 얼마 정도하고, 어떻게 전달할 지도 고민이다.
예전에는 백화점 상품권이 대세를 이뤘으나 촌지나 다름없다는 지적과 함께 교육청의 감찰이 심화됨에 따라 생필품용으로 크게 바뀌었다.
상품권은 돌려 보내지는 일이 잦은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남자 교사에겐 건강보조식품과 넥타이가 큰 인기라고 한다. 그러나 건강보조식품은 10만원대가 넘어 교사들의 거부감이 커 되돌려 보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5만원대인 넥타이가 잘 나간다는 게 백화점 직원의 귀띔이다.
여자 교사의 경우, 립스틱과 영양크림 등 화장품이 주를 이룬다. 크기도 작아 학생편에 전달도 가능한데다 여 교사들도 부담 없이 받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반면 교사들 사이에서 비누, 찻잔세트 등은 환영 받지 못하는 선물로 통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두 전달하기가 만만치 않다. 학교를 찾아가기도 그렇고, 외부에선 교사들이 잘 만나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최근에는 성의가 담긴 자그마한 선물은 받지만 상품권은 현금으로 생각해 받지 않고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선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참여하는 이벤트를 해당학교에서 여는 것을 통해 스승의 날 제정 취지를 살리자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그런 면에서 대전의 문화초등학교(교장 이기헌)는 스승의 날 맞아 학교 내에서 추억의 사진찍기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통해 사제간의 돈독한 정을 살려나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오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