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우라늄 재판 또 연기 '촉각'

원고측 16→30일로 두번째 변경… 확정판결 늦어져 주민갈등 지속 우려

금산 우라늄 광산개발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첫 재판이 또다시 연기돼 그 배경이 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산지역 광산개발반대단체는 잦은 재판일 변경이 주민 갈등만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13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금산 우라늄광산 개발업자인 토자이홀딩스(주) 및 이 모씨가 지난해 11월 말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에 제출한 '충남도의 채광계획 불인가처분 취소청구 소송' 건에 대한 1심 재판이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30일로 또다시 연기됐다.

원고 측의 요청에 의한 1심 재판일 변경은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당초 1심 재판은 지난달 25일이었으나 이달 16일로 변경됐던 것.

행정소송을 제기한 토자이홀딩스(주) 등은 2009년 3월 채광계획 인가신청을 내고서 이듬해 3월 금산군이 불인가 처분을 내리자 지식경제부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지난해 9월 지경부 광업조정위원회로부터 “우라늄 광산개발에 대한 환경대책이 미흡한 데다 사업성도 부족하고, 각종 시설물을 지하화하는 방안 역시 실현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행정심판 청구 기각 결정을 받았다.

현재 1심 재판일 잦은 변경의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토자이홀딩스(주)의 사명 변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바이오-메디컬 전문기업인 토자이홀딩스(주)는 지난 4일 회사 이름을 '프로디젠'으로 바꾸고, 전 (주)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인 브라이언 김을 새 대표로 선임하는 등 재도약을 선언했다.

우라늄 광산 개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충남시ㆍ군의장협의회는 지난달 27일 정례회를 열고 '금산 우라늄 광산 반대 탄원'을 도에 제출했으며, 충남도 역시 광산개발에 대한 강한 반대 뜻을 보이고 있다.

우라늄광산반대비상대책위원회는 주민 1만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첫 재판일에 맞춰 법원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신동우 금산우라늄광산반대비상대책위원회 회장은 “1만명 탄원서를 제출하려 했는데, 재판일이 연기돼 미뤘다”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3년 정도 예상하는데, 재판이 자꾸 미뤄지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 대응책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찬중 도의원(금산)은 “재판일을 연기하는 이유와 배경이 뭔지 의심스럽다”며 “주민갈등만 길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는 1심 승소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도 관계자는 “정부 부처의 행정심판에서도 우리 손을 들어줬다”면서 “전체 분위기를 봤을 때 승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