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지난해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세종시 후광도 있었지만 취득세 감면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12월 한 달 3082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주택거래량이 취득세 감면 혜택이 없어진 올 1월 들어 726건으로 급감한 것이 그 증거다. 더욱이 올 들어 지역에 이렇다 할 신규 개발사업도 없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를 걸었던 취득세 감면이 5ㆍ10 대책에서 빠졌으니 지방으로선 심드렁할 수밖에 없다.
방향도 틀렸다. 주택 매수 심리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팔려는 사람들의 편의만 봐준다면 거래가 활성화 되겠는가. 지방세인 취득세를 감면하면 자치단체의 세수 감소로 이어져 지방재정을 구멍 내는 부작용이 따른다. 그럼에도 취득세를 감면하라는 것은 주택거래량이 늘면 전체 세수가 늘어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실물경기 침체아래에선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에게 취득 가액의 4%가 적용되는 취득세는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를 감면해주면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을 유인하는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찌된 일인지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내놓을 때마다 지방의 상황과는 거꾸로 간다. 수도권만 쳐다보기 때문이다. 거의 2~3개월 간격으로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효과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그 사이 지방의 집값은 다락같이 올랐다. 아파트를 지어도 수도권 위주로 짓고, 수도권을 풀겠다는 정책이 지방은 죄는 탓이다.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사정이 정반대에 가깝다. 그럼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번번이 하나의 잣대로 반대의 현상을 해결하려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한 맞춤 정책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도권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한시적이나마 취득세 감면 조치 시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