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저축은행 가지급금 지급신청 첫날인 10일 오전 대전 서구 미래저축은행을 찾은 예금자들이 가지급금 지급신청서를 작성해 은행직원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몇몇의 고객이 새벽 일찍부터 번호표를 받아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리 많은 고객들이 저축은행을 찾지 않았다.
창구 시작인 오전 9시가 되어서야 고객들이 한둘 저축은행을 찾았고 오전 11시까지 70여명의 고객들만이 대기 번호표를 받았다.
저축은행을 찾은 김재희(58)씨는 “5월 말이 만기인데 지금 가지급금을 신청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이자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다”며 “가지급금을 신청해 타 은행에 예금을 해 이자를 더 받는 게 낫다”고 말했다.
미래저축은행 서대전 지점은 오후 4시까지 가지급금 자체 접수한 결과 첫날 접수 인원 78명, 13억원의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전지점의 경우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어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또 연기에 본점을 둔 한주저축은행은 오후 2시까지 6개 시중은행과 같이 접수한다. 754명의 고객이 113억원의 금액을 지급 받은 것으로 집계된다.
한산한 저축은행과 달리, 저축은행 주변의 시중은행들은 가지급금을 신청하기 위해 찾아온 고객들에게 호객(?) 행위를 하는 등 고객 유치에 팔 걷고 나서 빈축을 샀다.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많은 고객들이 가지급금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한 시중은행들은 큰 액수와 저축은행의 많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나와 고객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창구에서 상품 설명을 하는 등 4.1~4.2%의 금리로 고객 모시기에 안간힘을 썼다.
A은행 이모(41)씨는 “오늘 하루 가지급금을 신청한 고객이 20여명 정도 되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신규로 통장을 개설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2000만원의 큰 금액을 예금해 저축은행 영업정지 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최모(45)씨는 “가지급금 신청을 받으면서 고객들이 상품에 대한 문의와 함께 시중은행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저축은행의 3차 구조조정으로 많은 고객들이 경험을 했지만 안정적인 금융권을 찾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시중은행들이 고객모시기에 나서면서 저축은행 고객들이 시중은행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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