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우 한국수자원공사 노조위원장 |
국책사업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하루 하루가 전쟁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제기되는 찬반의 틈바구니에 끼여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 조합원들 뿐이었다. 매일 야근은 당연한 일과가 되었으며, 주말 휴일은 호사로 치부되어, 조합원 개인적인 고생으로 끝나지 않고 가족들 또한 아빠가 없는, 남편이 없는, 외로움과 고통의 나날들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과도한 업무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며 공사 현장을 떠나야 했던 조합원들이 오히려 조직 부적응자라는 터무니없는 낙인까지 찍히는 일들도 있었다.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부여되는 업무강도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달부터 매주 수요일에는 오후 7시부터 아예 전원을 차단했다. 정상적인 조직문화 개선 및 캠페인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기에, 투쟁을 선포하고 강력하게 전력 차단을 실시한 것이다. 가정의 날인 수요일 만큼은 조합원들이 가정으로 돌아가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지난 1일 잠실주경기장에 플래카드를 내 건 것은 그 피와 땀, 눈물에 대해 진정어린 이해를 구하고 우리의 노력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4대강, 경인아라뱃길은 국가가 맡긴 사명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그러나, K-water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이 국책사업에 대해 결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라도, 공사의 미래를 생각하는 측면에서 조합원들은 국책사업의 투자비를 어떻게 회수할 것이며, 또한 회수하지 못하면 어쩔 것이냐는 심각한 생존의 질문도 한다.
사실 K-water는 현재 위기에 봉착해 있다. 2007년에 무차입 경영을 할 만큼 안정적이고 견실한 공기업이었으나, 이후 3년간 4대강 사업 등 정부주도 대형 국책사업 시행으로 공사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투자비 회수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에서도 지난 1월 9일 공사 최초로 노사상생선언식을 갖고 사측과 협력해 국책사업 투자비 회수를 위한 다각적인 정부지원 방안을 모색중에 있다. 분명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조합원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갈 것을 호소한다. 이 또한 국가가 맡겨준 사명이 아닌가?
김포터미널에서 인천터미널까지 경인아라뱃길을 경험하며 조합원들의 저력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K-water 조합원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결실을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고자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 쏟아내고 있다. 4대강 등 국책사업의 많은 우려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3500 조합원들의 피와 땀,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눈물을 국민들에게 명백히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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