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조화로운 사회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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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조화로운 사회를 꿈꾸며

[논단]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

  • 승인 2012-05-10 14:06
  • 신문게재 2012-05-11 20면
  • 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
▲ 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
▲ 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
우리사회가 때 아닌 이념논쟁에 휩쓸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1960년대에 다니엘 벨이 '이데올로기의 종언'이라는 글을 쓴 것으로 기억하는데 5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이념논쟁이라니. 물론 그 당시가 이념논쟁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세월 역사의 흐름을 돌아보면 지금의 이념논쟁은 조금은 난센스처럼 여겨진다. 현재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라는 표현은 있는 것 같고 그 안에 또 다시 나누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대체 왜 이러한 이념논쟁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금의 현실이 참 좋아 현실 그대로의 제도를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그냥 현실이 좋은, 생각이 없는 사람일 뿐이다. 결국 보수나 진보가 되기 위해서는 현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어야 하며 이 사회가 어떻게든 변화를 해야 하는데 변화의 방법에 대한 진지한 견해를 가지고 있어야 보수나 진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세상이 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 보수든 진보든 모두 찬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의 골은 깊다. 때로 넘을 수 없는 심연이 놓여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러한 심연은 종교인들과 비종교인들 사이에도 존재한다. 신의 존재 문제에 대하여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에게 가까이 가는 것을 꺼리고 가까이 갈 수 밖에 없다면 종교문제에 관한 한 일체 침묵을 예의로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떠한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신조에 충실한 것처럼 보인다. 그가 생각하는 것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논쟁을 꺼리며 혼자만의 생각에 푹 잠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신조에 충실해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한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여기는 고집 때문이다. 이러한 아집은 우리나라의 정치행태에서 항상 보고 있지 아니한가?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세금을 낭비해 가면서 왜 싸우느냐고 사람들이 나무랄 때에 바로 거울에 비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생각이 바로 국회의원의 생각이며 우리의 행동이 바로 국회의원들의 행동인 것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 있는 티는 보이는데 나의 눈에 있는 들보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함께하는 사회에서는 서로가 다른 견해를 가진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서로의 다른 견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집에 빠지지 않고 다른 견해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비록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함께 조화할 수 있는 생각이나 이념의 공통분모를 분명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는 우리사회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보수는 또 우리사회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그것은 바로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 바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일이 아니겠는가? 정의가 흘러넘치는 사회 - 이것은 누구나 바라는 사회인 것이다. 바로 문제는 정의였으며 정의만이 서로의 토론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정의로운 것인가의 문제는 또한 종교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바로 신은 이 세상에 정의를 가져다주는 분이었던 것이다. 신의 다른 이름이 바로 정의인 것이다. 사람들은 종교의 문제를 마치 신이 존재하는가 하지 않는가라는 존재의 문제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존재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비종교인은 종교인들을 비현실적인 사람들로 여기고 종교인은 비종교인들을 불성실한 사람으로 여기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인이나 비종교인 모두 하나의 바람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바로 이 사회에서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종교인은 이 세상에 정의를 실현하는 존재가 신이며 비종교인은 인간이 될 거라는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보수와 진보, 종교인과 비종교인 사이에 그 깊은 골도, 그 깊은 심연도 서로 간에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지 아니한가? 바로 이 사회의 정의로움인 것이다. 정의로움 안에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의로움이란 논쟁이 아니고 신조가 아니며 바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누구나 모두 이 세상에는 이러한 정의문제만이 있다고 믿는다면 조금은 좋은 사회, 조화로운 사회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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