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차와 2차 퇴출발표 당시에는 시중은행이나 인근 저축은행으로 예금 등이 몰린 반면, 이번 3차 퇴출에서는 별다른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9일 지역의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발표 전인 지난 4일 평소보다 조금 많은 고객들이 신규계좌를 신청했을 뿐, 늘어난 고객은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대전저축은행 사례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저축은행 고객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분석이다.
A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 발표 이전이나 지금이나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인해 반사이익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너무 조용한 것 같기도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과 달리 지역 저축은행들이 큰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것은, 업계 1위 솔로몬과 업계 5위 한국저축은행의 본점과 지점이 수도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본점과 지점 12곳이 서울에 위치해 있다. 한국저축은행도 본점과 11곳의 지점이 서울에 위치해 있어 큰 규모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해 주변 저축은행들이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이에 반해 지역에 있는 미래저축은행과 한주저축은행의 경우 자산규모가 작은데다 지역에 지점들이 많지 않아 수도권처럼 반사이익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저축은행 박모(46)씨는 “지역의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큰 규모의 저축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반사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며 “반사이익보다는 뱅크런 사태에 대해 만전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에서 뺀 돈을 다시 다른 저축은행으로 맡기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높은 이자율 등 고금리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까지 3차에 걸친 퇴출 사태에도 불구 저축은행과 거래를 해오던 고객들은 여전히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며 “타 지역에 사는 고객들도 금리를 보고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저축은행에 거래를 해오던 고객들이 낮은 금리인 1금융권으로 이동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저축은행 고객들이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예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금액 내에서 다른 저축은행으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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