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캄보디아로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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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캄보디아로 선택했나

4개 후보지 중 기후조건ㆍ외국인 투자환경 등 유리

  • 승인 2012-05-09 18:11
  • 신문게재 2012-05-10 3면
  • 천안=맹창호 기자천안=맹창호 기자
●긴급점검 위기의 충남 해외식량기지

충남도가 추진한 해외식량기지사업이 파산위기에 몰린 가운데 도는 캄보디아를 최적의 해외 투자지로 조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도는 2008년 10월 2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캄보디아 반티엔 미연쩨이주(이하 캄 반티엔주)와 사료용 옥수수 생산을 위한 농업합작회사 공동설립 추진 등 농업교류를 위한 MOU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MOU는 이완구 당시 도지사와 오웅우웬 캄 반티엔주지사를 비롯, 양국 농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도의 자본과 기술, 캄 반티엔주의 토지를 결합해 사료작물생산기지를 구축을 합의했다.

그런데 도는 왜 하필이면 캄보디아를 해외식량기지로 결정했을까?

충남도는 사료용 곡물파동으로 서산, 홍성, 아산, 천안 등 도내 축산농이 큰 곤란을 겪은 2008년 당시 해외식량기지 조성을 위해 모두 4개 후보지를 선정, 현지조사 벌였다. 곡물가 파동극복과 식량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해외농업 개발을 검토해 해외의존도가 높고 수입시 국내농업에 피해가 없는 사료용 옥수수 생산기지 구축계획을 수립해 추진키로 했다.

당시 충남도의 사료작물 재배를 통한 해외식량기지사업은 축산농가에게는 획기적인 지원조치로 평가됐다. 2009년 1월 충남도 농림수산국이 작성해 보고한 '사료곡물 확보를 위한 해외농업기지 구축방안(요약)'에서도 식량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농업 이외 답이 없음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당시 세계 곡물재고율이 14.9%에 불과해 1996년(24.9%) 이래 최저수준으로 밀과 옥수수, 콩의 국제가격이 2006~2007년 대비 54~146%까지 상승했고, 신수요 확대로 높은 가격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충남도는 옥수수 확보를 위한 해외농업개발에 상대적으로 기후조건과 투자환경이 유리한 캄보디아 진출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충남도가 자체조사한 국가별 투자여건 검토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도는 같은해 8월에 관계공무원과 민간업체 전문가 등 10명의 합동조사단으로 캄보디아 현지 농업투자를 조사했다. 이와함께 러시아 연해주와 아무르주, 중국 연변조선족 자치주에 대해서도 같은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결과 캄보디아는 기반시설과 접근성이 불리하지만, 기후와 토지확보여건이 유리하고 외국인 투자제도와 주정부의 협력의지 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했다.

연변자치주는 기후와 접근성에서 유리하지만 토지확보여건이 불리하고 특히 중국정부의 곡물 금수조치로 해외영농개발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러시아 연해주 역시 토지확보와 접근성에서 유리할 뿐 긴겨울과 잦은재해 등 여건이 불리함에 따라 농업특구 추진 등 진출여건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무르주에 대해서는 기후조건, 접근성, 생산성 등의 측면에서 연해주보다 열악하고 사회적 제도적 여건 미성숙으로 직접투자는 시기상조라고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충남도는 캄보디아가 옥수수 생산을 위한 기후조건, 외국인투자제도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충남도는 국제곡물 가격이 상승하자 호들갑스럽게 해외농업개발을 추진하고는 가격이 안정되면서 곧 중단하는 전례를 되풀이했다. 경제성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량확보 대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는 그마저도 신중론을 내세워 사실상 사업을 포기했다. 토지확보가 난항에 부딪치자 진출한 농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 넘기고는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쳤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현지 해외농업컨설터 김진호씨는 “충남도가 해외농업을 너무나 쉽게 생각했고 투자보장 협정체결 등 안전장치도 없이 농민들을 밀어 넣은 꼴”이라며 “사업착수 이전에 했던 조사만큼 시행계획을 제대로 만들었다면 사실상 파산이란 농민피해는 줄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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