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투자클럽 실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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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투자클럽 실존했다”

퇴직간부 “투자모임 대책회의 참여 권유받아” 서기관급 이상 간부 6~7명 주축 모임 운영

  • 승인 2012-05-09 18:11
  • 신문게재 2012-05-10 3면
  • 천안=맹창호 기자천안=맹창호 기자
[긴급점검 위기의 충남 해외식량기지] 7. 공무원 투기 내막은

충남도를 퇴직한 전직 간부공무원 A(61)씨. 그는 충남도가 캄보디아와 자매결연을 하고 다방면의 교류가 한창이던 2007년 과장(서기관)으로 근무하다 동료 간부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제안의 골자는 충남도 간부 공무원들이 캄보디아에서 펜션사업을 공동 추진하는데 참여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아내의 반대로 모임에 불참했지만, 다른 일부 공무원은 모임을 유지하며 투자에 직접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충남도 간부 공무원들이 캄보디아에 부동산개발을 위해 만든 속칭'투자클럽'이 실제 존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본보 4월 25일자 1ㆍ3면, 26일자 3면, 27일자 1ㆍ3면, 30일자 1ㆍ3면, 5월 1일자 3면, 7일자 1ㆍ3면 보도>

9일 충남도 전ㆍ현직 공무원 등에 따르면 산하 서기관(4급) 이상 간부를 주축으로 캄보디아에 펜션을 만드는 부동산 투자모임이 운영됐다.

A씨는 “도청에서 과장으로 근무할 때 다른 간부공무원에게 캄보디아 투자모임에 참여할 것을 권유받았다”며 “모임은 처음에 6~7명이 참여했는데 인원을 더 확충하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 진출한 한국인으로부터 토지를 소개받아 별장형태로 집을 짓고 일부 농지를 사용하면서 '1년에 몇달씩 갔다오자'는 내용의 대책회의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여러 부서의 동료들이 참여했는데 지금은 참여자와 주도자를 잘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투자액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A씨는 “맨 처음 3000만 원이면 되지 않겠냐고 했는데 논의과정에서 아내의 반대가 강력해 탈퇴하는 바람에 어떻게 투자가 진행됐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A씨는 “우리국에서는 과장이 나 하나로 혼자만 참여했다가 곧바로 탈퇴했다”고 밝혀 투자클럽에 참여한 공무원들이 4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이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여러 그룹들이 투자를 추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충남도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캄보디아에 투자하려 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 펜션부지를 제공하려던 한국인 관계자는 “당시 충남도 간부 공무원 1명에게 모두 6000만원을 펜션 투자 명목으로 받았다”며 “20명까지 투자자를 늘리려 했지만 여의치 않은데다 의견도 분분해 모임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모임을 주도한 간부와 과장급 2명 등 관련 공무원 3명을 만난적이 있다”며 “이들은 땅 투기를 했다기 보다 현지 법인의 펜션에 투자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들이 펜션개발을 하려던 곳은 캄보디아 씨엡립주 바콩지역 6번 국도변에 한국기업이 출자해 개발한 L골프장의 정문과 인접한 곳으로 알려졌다. 투자클럽에 참여한 간부 공무원 가운데는 캄보디아 교류와 관련된 부하 공무원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조언까지 받았었다.

투자자문을 요청받은 충남도 공무원은 “상급자로부터 캄보디아 씨엡립 골프장 근처에 펜션을 지을 경우 어떻겠냐는 질의를 받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로 의견을 전달했다”며 “당시 공무원들이 캄보디아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 펜션투자 관계자들은 “퇴직 후 노후에 휴식처를 만들자는 얘기가 시작돼 모임을 만들었을뿐 의도적으로 투기를 벌이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모임내 의견이 분분해 제대로 투자를 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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