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엔디컷]한국의 삼일절과 미국의 애국기념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존 엔디컷]한국의 삼일절과 미국의 애국기념일

[목요세평]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 승인 2012-05-09 15:34
  • 신문게재 2012-05-10 20면
  • 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5월입니다. 3월에는 독립기념일인 삼일절이 있었고 4월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리 예상했지만 선거결과는 의외였습니다.

미국의 선거와 한국의 선거는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그 중 하나는 투표하는 대중의 특성입니다. 투표하는 대중은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충분히 숙지한 후 마음을 결정합니다. 한 지역의 선거권 자에게는 중요한 요인들이 다른 지역의 선거권 자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게 하는 이 점이 정치의 묘미일 것입니다. 어느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미국에 있을 때처럼 한국의 선거도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한국의 국회의원 선출을 선두로 11~ 12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 하원의원 전체, 상원의원 3분의 1 선출, 그리고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계속해서 흥미 있게 진행 될 것이며 두 나라는 아주 분주한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미국에는 4월이면 애국기념일 행사가 있습니다. 지난주 보스턴의 벤트리 대학에서 온 대표가 그걸 상기시켜주었고 오늘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합니다. 여러분이 뉴잉글랜드에 살고 있다면 4월이 되면 애국기념일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오하이오 출신인 나와 도쿄 출신인 아내는 애국기념일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매사추세츠에 있는 플레처 대학에서 법률과 외교를 공부할 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애국 기념일은 신대륙의 13주 식민지가 과도한 영국의 간섭에 저항하여 혁명전쟁을 시작한 날입니다. 1775년 4월 19일 모든 식민지가 하나가 되어 행동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진흙길로 말이 이끄는 마차를 이용하거나 배로 운항하던 그 시대에는 다른 주와의 소통이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4월 19일 군대의 명령에 응답했던 곳은 매사추세츠의 미들섹스 카운티 출신의 긴급 소집병이었습니다.

19일 이른 아침 영국군은 보스턴에서 출발하여 그레이트 로드를 따라 행진해서 콩크드로 향했습니다. 그 도시는 무기와 탄약이 저장되어 있는 곳이어서 영국 진영에 불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영국군이 렉싱턴에 도착했을 즈음에 몇 몇 긴급 소집병은 영국의 진격을 막기 위해 마을에 모였습니다. 첫 발포가 그곳에서 시작됐고 영국은 그들의 목적지인 콩크드와 노스 브리지를 향해 진격했습니다. 휴대 전화 하나 없었던 그 당시 그 소식은 베드포드, 액션같은 도시에 퍼졌고 콩크드에 소집된 긴급 소집병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쌍방 발포로 전투가 격렬해 졌고 긴급 소집병들은 후퇴하면서도 그 지역을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탄약을 장악한 후 영국군은 곤경에 빠지게 되었는데 보스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숨어있던 긴급 소집병으로부터 치명적인 공격을 받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이 8년간 지속됐던 미국 독립 전쟁의 시작 이었습니다.

뉴잉글랜드에 사는 미국인들에게 애국 기념일은 대단히 의미 있는 날입니다. 보스턴 주변의 도시 광장에는 깃발과 장식이 걸리고 사람들은 그 날의 행사를 재연하는 길거리 공연을 즐깁니다. 광장에서 구식 대포가 발포되고 긴급 민병대를 구성해서 공연도 합니다. 브라스 밴드가 연주도 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뉴잉글랜드 인에게는 애국 기념일은 기념일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있어서는 아주 의미심장한 날입니다. 한국의 삼일절처럼 독립이 이루어지기까지는 8년이 아니라 8년의 4배가 걸렸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중요한 날입니다. 농부와 교사, 푸줏간 주인, 식료품 상인, 학생, 목수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군인과 행동주의자가 되어 적에 대항하고 돈, 음식, 병참, 물품을 제공한 그 시대 분들에게 우리는 많은 빚을 지었습니다.

자유를 얻기 위한 고귀한 희생의 수혜자인 우리가 최소한 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묻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한국이나 미국이나 민주주의가 평화와 안정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길은 여러분의 정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입니다. 투표에 참여하는 길이야 말로 정치 참여의 핵심입니다. 한국의 삼일절과 미국의 애국기념일을 의미 있게 새겨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들이여 계속하여 나갑시다.” 우리는 지켜야 할 두개의 커다란 전통이 있습니다. 여러분, 이제 11월과 12월의 선거는 여러분에 달려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3.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4.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5.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