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거와 한국의 선거는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그 중 하나는 투표하는 대중의 특성입니다. 투표하는 대중은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충분히 숙지한 후 마음을 결정합니다. 한 지역의 선거권 자에게는 중요한 요인들이 다른 지역의 선거권 자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게 하는 이 점이 정치의 묘미일 것입니다. 어느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미국에 있을 때처럼 한국의 선거도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한국의 국회의원 선출을 선두로 11~ 12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 하원의원 전체, 상원의원 3분의 1 선출, 그리고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계속해서 흥미 있게 진행 될 것이며 두 나라는 아주 분주한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미국에는 4월이면 애국기념일 행사가 있습니다. 지난주 보스턴의 벤트리 대학에서 온 대표가 그걸 상기시켜주었고 오늘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합니다. 여러분이 뉴잉글랜드에 살고 있다면 4월이 되면 애국기념일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오하이오 출신인 나와 도쿄 출신인 아내는 애국기념일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매사추세츠에 있는 플레처 대학에서 법률과 외교를 공부할 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애국 기념일은 신대륙의 13주 식민지가 과도한 영국의 간섭에 저항하여 혁명전쟁을 시작한 날입니다. 1775년 4월 19일 모든 식민지가 하나가 되어 행동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진흙길로 말이 이끄는 마차를 이용하거나 배로 운항하던 그 시대에는 다른 주와의 소통이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4월 19일 군대의 명령에 응답했던 곳은 매사추세츠의 미들섹스 카운티 출신의 긴급 소집병이었습니다.
19일 이른 아침 영국군은 보스턴에서 출발하여 그레이트 로드를 따라 행진해서 콩크드로 향했습니다. 그 도시는 무기와 탄약이 저장되어 있는 곳이어서 영국 진영에 불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영국군이 렉싱턴에 도착했을 즈음에 몇 몇 긴급 소집병은 영국의 진격을 막기 위해 마을에 모였습니다. 첫 발포가 그곳에서 시작됐고 영국은 그들의 목적지인 콩크드와 노스 브리지를 향해 진격했습니다. 휴대 전화 하나 없었던 그 당시 그 소식은 베드포드, 액션같은 도시에 퍼졌고 콩크드에 소집된 긴급 소집병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쌍방 발포로 전투가 격렬해 졌고 긴급 소집병들은 후퇴하면서도 그 지역을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탄약을 장악한 후 영국군은 곤경에 빠지게 되었는데 보스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숨어있던 긴급 소집병으로부터 치명적인 공격을 받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이 8년간 지속됐던 미국 독립 전쟁의 시작 이었습니다.
뉴잉글랜드에 사는 미국인들에게 애국 기념일은 대단히 의미 있는 날입니다. 보스턴 주변의 도시 광장에는 깃발과 장식이 걸리고 사람들은 그 날의 행사를 재연하는 길거리 공연을 즐깁니다. 광장에서 구식 대포가 발포되고 긴급 민병대를 구성해서 공연도 합니다. 브라스 밴드가 연주도 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뉴잉글랜드 인에게는 애국 기념일은 기념일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있어서는 아주 의미심장한 날입니다. 한국의 삼일절처럼 독립이 이루어지기까지는 8년이 아니라 8년의 4배가 걸렸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중요한 날입니다. 농부와 교사, 푸줏간 주인, 식료품 상인, 학생, 목수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군인과 행동주의자가 되어 적에 대항하고 돈, 음식, 병참, 물품을 제공한 그 시대 분들에게 우리는 많은 빚을 지었습니다.
자유를 얻기 위한 고귀한 희생의 수혜자인 우리가 최소한 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묻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한국이나 미국이나 민주주의가 평화와 안정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길은 여러분의 정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입니다. 투표에 참여하는 길이야 말로 정치 참여의 핵심입니다. 한국의 삼일절과 미국의 애국기념일을 의미 있게 새겨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들이여 계속하여 나갑시다.” 우리는 지켜야 할 두개의 커다란 전통이 있습니다. 여러분, 이제 11월과 12월의 선거는 여러분에 달려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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