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왜 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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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왜 죽었을까

니체의 명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세계의 초월적 진리에 부정 선언

  • 승인 2012-05-09 14:36
  • 신문게재 2012-05-10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의 저자 고병권은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서유럽에서 근대 화폐구성체의 형성』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니체,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화폐, 마법의 사중주』,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등이 있고,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 자연철학의 차이』 등을 옮겼다.

▲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죽었다!”

이 위대한 명언과 니체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아는 만큼 '니체' 혹은 '신은 죽었다'라는 명제에 대해서 깊게 생각을 해 보거나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고전이나 철학 독서와 관련하여 마니아 층도 많지만 대다수의 일반인 독자들은 고전 인문학과 철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이렇게 대다수의 일반인 독자들에게 니체 철학을 쉽게 알려주기 위해서 탄생했다. 하지만 2003년 출간 된 이후 11쇄나 찍혀서 여전히 발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이 국내에 나와 있는 '니체'에 관한 책 중에서 어느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려준다.

이 책은 단순히 니체 철학에 대해 전기 형식으로 내용을 열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날 우리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 여러 가지 삶의 주제들에 대해서 니체와 직접 대화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사랑이나 욕망 등 일상생활에서부터 정치, 도덕과 같은 일반적인 사회성 주제들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매일 직면하게 되는 수많은 생각의 기로에서 그를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다.

그런데 저자는 차라투스트라를 다시 쓰면서 왜 '위험한'이란 단어를 책의 제목으로 정했을까? 이 책이 진정 위험한 것일까?

저자는 차라투스트라를 만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라고 말을 한다. 일단 이야기를 듣다가 기분이 상하면 바로 책을 던져버릴 수 있다. 하지만 두려움을 먼저 가진다면 진실 된 이야기와 그 실체를 들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기 때문이란다. 어쩌면 니체의 철학은 우리가 신앙처럼 믿고 있던 가치와 신념들의 세계를 무력화 시킬지도 모르고, 니체와 관계를 맺으면 그것은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위험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저자인 고병권 박사뿐만 아니라 수많은 니체의 주석가들은 그것을 걱정스럽게 말하지만, 우리내 인생에서 위험하지 않은 길이 있을까? 위험하지 않은 길을 가고자 한다면 지금 그 자리에서 안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는 세상의 크기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그 면적 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니체'하면 바로 떠오르는 말, “신은 죽었다!” 니체의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말이지만 어느 신이 왜 죽었는지, 누가 그를 죽였는지, 그래서 어떻다는 것인지 등에 관해선 아는 사람이 드물다. 니체가 말한 '신의 죽음'은 어느 특정 종교의 신이 죽었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바로 이 세계를 평가절하 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초월적인 진리와 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더 이상 초월적인 실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가 스스로의 삶의 주인이 되어 환하게 웃을 때 그것이 바로 신의 죽음이라는 것이다.

신이 죽었다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 철학자를 위대한 철학자라고 한다면, 위대한 철학자는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위대한 철학자는 시대의 눈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시대의 목소리가 가리고 있는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니체는 천개의 눈과 귀를 가지고 시대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위대한 철학자였다.

니체는 단 한 번도 무엇이 '진리'인지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느끼는 자에게는 불필요한 말이고 느끼지 못하는 자에게는 소용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진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리를 맛보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 니체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대로 삶의 방식을 바꾸기 전에는 병이 낫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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