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마녀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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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마녀사냥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2-05-07 14:15
  • 신문게재 2012-05-08 20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오늘날 인터넷 상에 악성댓글로 인해 유명인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심지어 자살에까지 이르게 된 사례를 보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현대판 마녀사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마녀사냥이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그 실체는 바로 인간의 두려움에서 연유하는 집단히스테리와 같은 광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인간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사악해 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실례이기도 하다.

오늘날 악성댓글과 이에 관련된 끊임없는 거짓 루머로 인한 인간사냥이 바로 이러한 집단히스테리의 흔적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녀사냥이 기독교적인 전통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기고 있는데 사실 기독교적인 교리 상에는 마녀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기독교 이전의 유럽전통신앙에서 비롯된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기독교의 악마라는 개념과 합쳐져서 생긴 민중 신앙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부적과 같은 의미의 저주가 서양의 옛 문화적 전통에 내재해 있는데 바로 악마와 결탁한 마녀가 상대방을 저주를 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식의 주술적 요소가 개입되어 있는 것이다.

마녀사냥의 시작은 장난기 어린 작가들의 이야기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신비하고 이상한 이야기가 세상에 떠돌면서 무지한 민중들이 무서운 마녀의 주술이야기를 사실처럼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작가들은 상상력을 더해 마녀들은 아이들을 죽여서 먹고, 새나 동물로 변신하고, 빗자루나 염소를 타고 하늘을 날며 이처럼 하늘을 날아가 기독교 신앙을 파괴하려 호시탐탐 노리는 악마들의 잔치에 참여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지어내 퍼뜨렸던 것이다. 이러한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세상에 퍼지면서 일반대중들은 이 세계가 악령과 마녀들로 가득 차 있다고 믿게 되었고 어두워지면 밖으로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전체가 공포에 떨었던 것이다.

1484년 독일인 크라머와 스프랭거라는 두 사람이 쓴 마녀에 대한 백과사전과 같은 '사악한 저주'라는 책(사실 제멋대로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한데도)을 본 교황 이노센트 8세가 이들에게 독일 내의 마녀를 추적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자 본격적으로 유럽 전역에서 마녀사냥이 시작되었다. 이후 17세기에 이르기까지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마녀 혹은 마법사라는 이유로 처형되었는데 그 중 80%가 여자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난을 당한 것은 여자만이 아니라 법도 마찬가지였다. 마법에 의한 고발사건은 법절차가 철저하게 무시되었다. 마녀를 재판하는 방법으로 4가지가 있었는데 눈물시험, 바늘시험, 불시험, 마지막으로 물시험 이었다. 그런데 물시험의 예를 들면 물은 순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사악한 성질을 가지면 물이 인간을 버린다고 여기고 만약 물에 넣어 익사하면 마녀가 아니고 살아나면 마녀이기 때문에 화형에 처한다는 것이다. 오! 인간의 어리석음과 잔혹함이여! 바로 이것이 마녀사냥의 실체였던 것이다.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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