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귀화씨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들 이재윤씨가 작품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
IQ 49의 다운증후군을 앓는 자식이 20년동안 그린 그림을 모아 갤러리를 빌려 전시회를 열어주는 어머니가 있어 화제다.
지난 4일 오전 유성구 전민동 청구 아파트 자택에서 만난 정귀화(60)씨와 그의 아들 이재윤(29)씨가 주인공이다.
이씨는 지난 3일부터 오는 9일까지 유성구 도룡동 연구단지 사거리 스포츠센터 맞은편 모리스 갤러리에서 '놀이동산의 추억', '두눈 빠진 삼손의 마지막 승리', '지저스 슈퍼스타', '비유로 말씀하신 예수님', '창조에서 승천까지' 등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21번째 염색체가 정상인보다 하나 더 많은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지적, 신체적 중증 장애인인 이씨는 주중에는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 주간보호센터를 다니고 있다.
그는 성서를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을 그린다. 그의 집, 그의 방에는 기독교를 주제로 한 만화, 영화, 그림, 비디오물이 가득하다.
그는 기독교문화의 단편적인 이미지들을 채집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에 천부적이다.
조상영 미술학박사는 “그림을 그릴때의 재윤이의 얼굴은 장애인이 아니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찬다”며 “하나님이 재윤이를 특별한 재능의 '꿈꾸는 손'으로 거듭나게 하셨다”고 말했다.
'믿음을 그리는 천사'로 불리는 아이같은 청년 이씨는 다운증후군에 손가락이 붙은 상태로 태어나 생후 4개월때 프랑스에서 수술을 받았다.
다운증후군과 신체 이상으로 1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선고를 받았던 재윤씨는 어머니의 헌신과 지극정성으로 그림 안에서 세상을 알아가며 자신만의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남편 이창섭(원자력연구개발 벤처업체 (주)액트 기술고문)씨와 함께 재윤씨 뒷바라지에 헌신하고 있는 정씨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이번 전시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정씨는 “재윤이가 다운증후군에, 후천성 면역결핍증 등과 119에 세번이나 실려갈 정도로 죽다 살아났지만 이렇게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한 그림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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