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제5회 한밭수목원 대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숲속 길따라 걷기'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두 발로 봄 정취에 물든 숲 속을 거닐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엑스포시민광장을 출발한 걷기 행렬은 한밭수목원 동원의 장미과원을 시작으로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꼈다.
동원 장미숲에서 산조팝나무는 시민들을 기다린 듯 하얀 열매같은 꽃다발을 주렁주렁 매달며 꽃망울을 인도까지 드리웠다. 어른 무릎 높이에서 하얀 꽃을 피운 흰철쭉은 담홍자색의 영산홍과 어울려 이색적인 꽃밭 분위기를 자아냈다.
소나무가 우거진 소나무원에서는 봄 햇살을 잠시 가려주며 상쾌한 봄바람을 선사했고 분수대는 아직 이른 물놀이에 흠뻑 젖은 아이들 세상이었다.
30여분만에 동원을 빠져나온 걷기행렬은 서원으로 들어가며 우거진 숲에 다시한번 감탄사 같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어른 키만한 꽃댕강나무와 주먹만한 꽃망울을 자랑하는 백당나무가 참가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중부권 자연 숲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고로쇠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우거져 있었고 황톳길에서는 기꺼이 양말을 벗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날 걷기행렬을 인도한 (재)대전시걷기연맹 회원들은 안내자를 자처하며 걷기의 방법과 기술을 전수했다.
휠체어에 몸을 의탁해 이날 걷기대회에 참가한 박미진(43ㆍ여)씨는 “한밭수목원은 평소에도 찾고 있는데 휠체어를 타고 숲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어서 특히 애정이 간다”며 “함께 나온 가족과 대화하며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장한 열대식물원에도 많은 시민이 찾아 하구습지에서 관찰할 수 있는 맹그로브 식물과 붉은 꽃의 부겐빌레아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
이날 참가자들에게는 자전거 100대와 롯데리아 상품권, 대전시티즌 국제대회 입장권 등의 상품이 전달됐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축사에서 “세계조리사대회와 생활체육축전, 한밭수목원대축제까지 대전의 5월은 시민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제의 기간”이라며 “도심 한복판에 이 정도 규모의 숲이 있는 곳은 대전이 유일하다는 자긍심으로 한밭수목원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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