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전지부(지부장 권성환)가 가정의 달을 맞아 대전의 초ㆍ중ㆍ고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995명)의 절반이 넘는 55.6%(553명)의 학생들이 '학교생활이 즐겁지 않다'고 답변했다.
'요즘 학교 다니는 게 즐거운가요'라는 질문에 초등학생 60.3%(315명 중 190명)는 '즐겁다'고 답했지만, 중학생 45.5%(356명 중 162명), 고교생 27.9%(324명 중 90명)만 '즐겁다'고 응답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생활이 즐겁지 않다는 답변이 많았다.
또 '지금 본인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행복하다'는 답변은 초등학생의 경우 63.8%였지만, 중ㆍ고교생은 각각 46.1%, 46.9%에 그치는 등 학년이 올라갈수록 행복지수가 떨어졌다.
'학교생활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공부와 숙제 등 학업부담'을 택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은 54.0%, 중학생 42.1%, 고교생 43.2%에 달했다.
다음으로, 초등학생은 친구 사귀기(12.1%), 중학생 37.6%, 고교생 28.7%는 두발ㆍ용의복장 검사 등 생활지도라고 답했다.
방과후학교(보충수업) 프로그램의 경우 중ㆍ고교생은 대부분 반강제로 한다고 응답했다. 중학생 82.6%, 고교생 92.9%에 달할 정도다.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으로 여러분의 삶에 변화가 생겼나요'라는 질문에, 초등생 68.9%는 '여가시간이 많아져 좋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많았다. 반면, 중학생 57.3%, 고교생 43.2%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거나,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신정섭 정책실장은 “방과후학교와 토요프로그램을 학생이나 학부모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은 줄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초등학생 57.5%, 중학생 55.9%, 고교생 47.2%는 학교폭력근절 대책 시행 이후 학교폭력이 줄었다고 했다.
'학교생활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어느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초ㆍ중ㆍ고를 막론하고 '친구 관계'(우정)와 '노는 것'(스포츠)를 꼽았다.
권성환 지부장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력 경쟁 심화 때문”이라며 “김신호 교육감은 아이들에게 비인간적 고통을 안겨주거나 불행의 나락으로 내모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