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ㆍ미용ㆍ배변 '먹고 바르는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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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ㆍ미용ㆍ배변 '먹고 바르는 보약'

[음식과 건강] 꿀

  • 승인 2012-05-03 16:06
  • 신문게재 2012-05-04 13면
▲ 이연월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 이연월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벌꿀은 고대부터 인류가 자연으로부터 얻은 식품의 하나로 그리스 제신(諸神)들의 식량이었다고 하며, 로마인은 꿀을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로 여겼다고 한다. 그 후 인류사회에서 꿀을 약용으로 하는 한편, 사체(死體)의 방부제, 미라 제작, 과실의 보존 등에 사용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에 꿀이 사용된 기록이 삼국사기에 보이고 있으며, 일본서기 日本書紀에는 백제왕자가 일본에 양봉법을 전했다는 기록이 있다. 꿀<사진>은 벌의 종류에 따라 토종꿀과 양봉꿀로 나누어지는데, 유통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양봉꿀이다. 한마리의 여왕벌을 중심으로 하는 한 무리에서 채밀되는 꿀은 10~13㎏ 가량으로 꽃에 따라 아카시아꿀, 싸리꿀, 유채꿀, 밤꿀, 메밀꿀 등으로 불리며, 꽃의 종류에 따라 빛깔과 맛이 달라진다.

한의학에서는 꿀을 백밀(白蜜)이라고 하는데, '봉밀(蜂蜜), 석이(石飴), 사밀(沙蜜), 식밀(食蜜), 봉당(蜂糖)'이라고도 부른다. 꿀의 맛은 달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거나 평(平)한 편으로 폐장(肺臟), 비장(脾臟), 대장(大腸)의 경락(經絡)에 작용한다. 꿀은 오장(五臟)의 부족함을 채워주어 편안하게 하고, 기(氣)를 도우며, 비위(脾胃)를 좋아지게 하고, 통증(痛症)을 가라앉히며, 독(毒)을 풀어주고, 장을 부드럽게 하여 배변을 도우며, 가슴과 배 부위의 나쁜 기운을 없애주고, 건조한 폐(肺)와 거친 피부에 윤기(潤氣)를 주며, 온갖 약을 조화시키고 눈과 귀를 밝게 한다.

꿀은 기침, 이질, 변비, 복통(腹痛), 눈이 붉어지는 증상, 가려움증, 풍진(風疹), 끓는 물에 데인 화상, 손과 발바닥이 갈라지는 증상, 입이 헌 것을 치료하며, 상처가 빨리 아물도록 돕고, 사상의학에서는 소음인(少陰人)체질에 잘 맞는 약재로 분류되어 있다.

동의보감에서 꿀은 '맛은 달고 독은 없으며 장은 편안하게 하고, 기를 이롭게 한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꿀의 당분은 보통의 설탕이나 과일에 들어 있는 당분과 벌꿀의 당분은 성분상 완전히 다르다. 설탕류는 인체에 들어가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리되어야 흡수가 이루어져 인슐린, 칼슘, 비타민 등을 소모하지만 벌꿀은 이러한 작업이 필요없는 순수한 단당이기 때문에 인체에 들어갔을 때 위에 부담이 적고 소화 분해 과정 없이 바로 흡수가 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 피로회복 및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고, 신진활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해소에 좋으며,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성분이 흡수되기 쉬운 형태를 띠고 있어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꿀은 이질병이나 장티푸스균도 수시간 이내에 사멸하게 하는 천연 살균ㆍ해독제로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항균력을 가진 비피더스균의 증식을 돕는 작용을 하며, 입안이 헐었거나 물집이 생겼을 때 꿀을 바르거나 먹으면 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꿀에는 각종 비타민 및 다량의 효소가 있기 때문에 높은 온도로 가열해서 복용하면 효과가 떨어지고 미지근하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몸에 습담(濕痰)이 쌓이거나 배가 더부룩하고 가득하며 답답한 경우, 설사를 자주하는 경우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꿀은 익히지 않은 파나 상추, 절인 생선과는 함께 먹지 않으며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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