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V.S.라마찬드란은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교수이자 뇌인지연구소 소장이다. 인간의 정신 기능의 기본 신경 메커니즘을 조사하기 위해 신경신드롬을 공부했고, 신체 통합 정체 장애 및 카그라스의 망상과 같은 신드롬에서 그의 작품이 알려져 있다. 그의 연구는 또한 공감각의 이해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거울 상자의 발명으로 유명하다. 철학박사이자 의사인 그는 현재 라 호야의 신경과학연구소와 스탠퍼드의 첨단행동과학연구소, 조국인 인도의 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뉴스위크'지가 뽑은 '21세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10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 라마찬드란 저 |
최근 서점가를 보면 '뇌'와 관련한 책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고는 있지만 어떤 책 한 권이 우리 뇌의 비밀을 다 풀어내지는 않는다. 아니 풀어내기란 불가능하다.
뇌과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 독자라면 스스로 수많은 뇌 관련 책들을 섭렵하고 퍼즐을 하나씩 하나씩 맞추어 나갈 수밖에 없다. 물론 그 퍼즐은 쉽사리 거대한 밑그림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이 퍼즐 하나하나를 맞추어 나가야 한다. 또한 뇌가 가지고 있는 비밀은 엄청나기 때문에 이 퍼즐 하나만 끼워 넣어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다. 사실 퍼즐 맞추기는 모두 맞춘 후의 성취감도 좋지만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 맞추는 것도 쏠쏠한 재미이지 않은가.
라마찬드란이 '두뇌실험실'에서 증명해 냈듯이 우리의 행동들은 뇌가 지배를 한다. 다만 자극에서 반응에 이르는 단순한 행동부터 고등 정신작용에 이르는 것들의 총체, 즉 '의식' 혹은 '마음'의 문제로 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물리학의 법칙들은 어떠한 현상에 대해서 통합적인 논리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마음'에 관해서는 여전히 물리학의 단순한 법칙처럼 통합 이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고, 정신과 육체와의 관계는 무엇이며 무엇이 나의 정체성을 결정하는지에 대해 말을 하고 있으며, 나아가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예술, 언어, 은유, 창의, 감수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진화론에 비뚤어진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인간을 그저 조금 똑똑한 원숭이에 불과하다고 조롱하지만, 조금 전에 언급한 인간 특성은 단순히 영장류를 넘어서 지구상에서 유일하고 특별한 존재임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일반인이 뇌과학을 공부하기 위해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것은 현재 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들이 배우고 있는 수준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즉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뇌의 구조와 신경세포들에 대한 지식부터 쌓고 시작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초반에 간단하게 뇌의 구조와 기능들에 대해 사전지식을 쌓게 해 준다. 그 후로 우리의 뇌가 창조해 놓은 문명, 아름다움, 예술 그리고 영혼에 대해 많은 근거를 제시하며 설명을 하고 있다. 기존의 뇌과학 책들이 다루고 있는 복잡한 도표나 이론들은 최대한 배제하고, 모든 내용이 저자의 추측과 상상으로 시작해 그것을 많은 근거로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물론 이 책이 현재 뇌과학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일반인 수준에서 우리의 정신세계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간은 특별한 존재이고 그것은 우리의 '뇌'에서 나온다. 뇌과학 책을 읽는다는 것은 특별한 우리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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