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이 보고싶은 것을 본다. 자신의 세계는 자신이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아름답게도 추하게도 변화한다. 이렇듯 꽃을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허희재 작가의 6번째 개인전이 대전 M갤러리에서 9일까지 열린다. 꽃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고 인간의 생태에 비유되기도 한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중층적 의미를 창조해내기 때문이다. 그 의미 역시 관객의 심리에 따라 수시로 다른 표정을 지니며 전달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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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largement of Sens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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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작가는 그대로 재현한 꽃이 아닌 이미지 너머의 가시적인 형태를 담은 꽃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보는 관객이 보는 시선과 감정에 따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구성해 독특하다. 허 작가는 친근하지만 낯선 것을 가시적인 형태로 재현한다. 꽃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전달되는 스토리는 보는 사람 스스로가 엮어내는 또 다른 스토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누군가에게 혐오스럽게 보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매혹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는 꽃이 이미지를 온전히 다 드러낼 때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꽃으로 제시된 은유는 감춰진 것을 조심스럽게 알려주고 내밀한 흔적은 비유적으로 표현됐다.
작가는 꽃의 이미지를 빌어 여성의 몸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했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원초적 감정을 꽃 속에 녹여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꽃으로 표현된 대상의 이면에 또 다른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 양면성을 캔버스 안에 이미지로 풀어낸다. 관람객들은 꽃의 이미지를 통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감각의 확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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