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욱作 Good Man<왼쪽> 이응노作 양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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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은 1, 2전시실에서 '소장품전-고암 이응노'를 3, 4전시실에서는 '헬로우! 미디어-강현욱전'을 동시에 진행한다. 동양화의 정신으로 대변되는 수묵 회화작업이 주가 되는 고암의 작품과 강현욱의 설치, 영상 작품은 언뜻 접점이 쉽게 보이지 않는 듯하지만, 시대비판적 시선이 다양한 미술적 실험을 통해 표출하는 숨은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소장품전-고암 이응노'는 상설 전시되며 '헬로우! 미디어-강현욱전'은 8월 26일까지 계속된다.
▲'헬로우! 미디어-강현욱전'=프랑스 현대 미디어 아트를 대표하는 교육기관인 프레누아 현대미술국립스튜디오 출신의 주목받는 신예 작가 강현욱의 미디어, 설치, 사진, 드로잉 등을 통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을 살펴보면 현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가장 먼 곳에서 관조적인 입장으로 세상을 직시하는 작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작가가 프랑스 유학 당시 이방인으로서 느꼈던 인간으로서의 외로움과 나약함을 인정함과 동시에 거대한 사회구조의 실체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정체불명의 억압과 거대 세력으로부터 받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분명히 그에게 있어서 고통스러웠을 그 순간을 오히려 아름답고 서정적인 영상이나 재미있는 장치로 전환해 표현한다. 귀여운 로봇 강아지에게 바이러스를 주입한다거나 자신의 교통사고 순간을 서정적이고 시적으로 표현하는 등 실험적 방식으로 실체에 접근한다. 이러한 것들은 탈춤이나 민화 등으로 권력층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던 과거 우리 선조의 풍자와 해학을 잇는 표현방법으로 풀이된다.
▲이응노미술관 상설전=이응노 상설전시장에서는 소장품 중 고암 이응노의 대표 작품 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고암의 작품을 보면 그 내면의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게 다가오지만, 그의 그림들에는 사회현실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유머러스하고 여유로운 시선이 풍자와 해학적 방식으로 묘사돼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 '양색시'(1946년)는 주변 강대국의 교체기에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던 근대화 초기, 가족의 생존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다른 이들의 손가락질과 비난을 개의치 않았던 여성들, 더 나아가 우리 모두의 힘든 현실을 경쾌하고 재밌는 시선으로 풀어낸다. 사회에 대한 그의 이러한 시선은 그의 그림에 고안된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잘 드러난다. 파랑, 노랑, 빨강색 등과 같은 명도가 높은 색과 인물, 소품을 적절히 배치하는 기법은 마치 해학적인 민화처럼 우리에게 쉽게 읽힌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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