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한 기후 변화가 백화점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화점들은 매출 신장률 둔화 상쇄를 위해 정기세일 기간을 앞당기거나 늘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 역시 기후에 따라 간절기 구매를 줄이고, 여름과 겨울에 치중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지역 백화점에 따르면 봄과 가을이 실종된 듯한 기후 변화에 따라 매출 감소를 차단하기 위한 각종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예전에는 4계절이 뚜렷한 날씨여서 계절별 소비 트렌드에 맞게 판매 컨셉트를 설정하고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경계가 모호해져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A백화점의 경우 올 봄 정기세일을 예년에 비해 5일 정도 늦게 시작했다.
대부분 세일은 전년보다 앞당겨 실시하는게 정석이지만 올해는 매서운 늦추위 기세로 전국 대부분 백화점이 세일시기를 늦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일기간 중에도 겨울 같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초반에는 마이너스 신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봄 정기세일 매출 신장률은 통상 두자릿수를 기록하지만 올 봄에는 전년 대비 3%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겨울세일 역시 예년보다 7일 늘어난 17일간 진행됐지만 매출실적은 전년 대비 10%에 머물렀다.
A백화점 관계자는 “봄 정기세일 기간에 잡화, 화장 명품, 여성의류 등은 5~8% 신장률을 보였지만 남성의류와 가전, 침구 등은 3~6%의 역신장을 기록했다”며 “기후 변화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치상으로도 나타나고 있고, 백화점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 겨울에는 정기세일 직전까지 겨울 같지 않은 따뜻한 날씨가 반복됐다.
오히려 봄에는 계속된 강우와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한낮 기온이 25℃를 훌쩍 넘으면서 더위를 느낄 정도로 극심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최저기온이 0℃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해 '롤러코스터 날씨'란 표현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시민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봄 나들이에 나섰다가 찬바람을 맞고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회사원 황모(41)씨는 “요즘에는 봄과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지나가버려 계절에 맞는 쇼핑을 하기 어렵다”며 “봄과 가을 옷은 새로 구입해도 몇 번 입지 못하게 돼 차라리 여름과 겨울 옷은 장만하더라도 봄과 가을은 대충 지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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