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는 지난달 20일 보은군 장안면 구인리 일대를 중부권 국립 호국원 조성지로 선정하고, 800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한 뒤 올해 설계를 거쳐 내년부터 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말 만장이 되는 대전 국립현충원의 현실을 고려해 그동안 중부권에 호국영령들을 안장할 부지를 물색해 왔다.
보은군은 지난해 7월부터 국가보훈처의 이 같은 계획을 확인한 뒤 중앙부처를 상대로 유치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주민서명을 받는 등 중부권 국립 호국원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인근 괴산군도 국가 보훈처에 중부권 국립 호국원 후보지 신청을 냈고, 두 자치단체의 물밑 경쟁 속에서 국가보훈처는 보은군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국가보훈처의 부지선정 결과 발표 이후 해당 지역인 장안면 구인리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종중의 묘지 이전 불가와 호국원으로 인한 지역 이미지 상실, 사전 주민과 협의 없이 진행된 군의 일방적 행정이라는 점 등을 들어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다.
보은군은 주민 설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보은군은 30일 국가보훈처와 중부권 국립호국원 추진에 대한 협약을 아직 체결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협약 때 제시할 내용을 공개했다.
군 관계자는 “중부권 국립 호국원(예상 부지 92만5000㎡)에 9만9000㎡의 군 공원묘지를 조성해 군내 거주자 사망 때 유골을 매장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원을 건립해 연간 1만여 명 이상의 교육장소로 활용해 줄 것을 요구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교육관 내 보은 농산물 판매장 설치와 토지주의 무상 운영권 보장, 인력채용 때 편입 지주 우선권 부여, 마을 숙원사업비 지원 등을 협의한다는 방침이며, 앞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협약을 할 방침인 만큼 지역발전 차원에서 주민의 이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보은=이영복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