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모의총기는 중ㆍ고생들 사이에 이미 널리 퍼진 모양이다. 하기야 학교 앞 문구점은 물론 인터넷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니 마음만 먹으면 구입하는 것은 손쉽다. 한 학생은 “휴대폰 소액 결제나 명절 때 받은 용돈으로 주위 친구들도 1~2정씩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완구용 수준에 머문다면 구입하는 거야 말릴 순 없다. 문제는 위력을 높이려 총기를 개조하는 데 있다. 인터넷에 개조 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 게시글이 떠 있고, 이를 보고 직접 개조하는 아이들도 있다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서울 강남에서 쇠구슬을 난사한 사건 때문에 모의총기의 위험성이 부각됐지만 모의총기 사고는 잊을 만하면 터질 정도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보령에서 대학생이 주행 중인 차량에 10분 동안 쇠구슬을 무차별 난사한 뒤 보름 만에 붙잡혔다. 재작년 1월에는 청주시내 한복판에서 쇠구슬 36발을 난사한 사건도 있었다. 강남에서 발사된 쇠구슬은 10㎜의 강화유리를 부술 만큼 위력적이었다. 개조한 모의총기에 쇠구슬을 넣어 쏜다면 실제 총기나 다름없는 셈이다.
모의총기는 총기류 안전검사 기준을 벗어난 제품으로 단속 대상이다. 위험한데다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물건이 문구점, 인터넷에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음에도 경찰은 무얼 하고 있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인명 피해가 나야 움직일 참인가. 난데없이 쇠구슬이 날아들고 멀쩡한 유리창이 박살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예방차원에서 불법거래에 대한 단속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 확산되기 전에 불법 모의총기 유통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 사고가 터지지 않으면 적발하기 어려운 총기류의 특성상 유통단계부터 역추적해야 뿌리를 뽑을 수 있다. 총기 사고에 관한 한 비교적 안전한 나라라는 자부심이 모의총기로 인해 흔들려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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