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민은 29일 청주구장 넥센전 6회부터 선발 박찬호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6회초 넥센 공격 시작 전 경기는 한화가 2-1로 리드한 상황으로 박찬호는 5.0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뒤였다.
안승민의 볼 끝에 박찬호의 시즌 2승이 달려 있는 셈이었다.
박찬호(39)와 안승민(22)은 공주고 선후배 사이로 스프링캠프에서도 방을 같이 쓴 룸메이트.
정규시즌 중에도 박찬호는 틈이 날 때마다 더그아웃에서 수제자 안승민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선후배의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안승민은 올라오자마자 난타를 당했다.
선두 이택근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 한고비를 넘겼지만, 강정호에게 역전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스리볼 상황에서 141㎞짜리 몸쪽 높은 밋밋한 직구를 던진 것이 화근이었다. 동시에 박찬호의 선발승도 날아갔다.
대선배의 승리를 날린 안승민은 더그아웃에서 박찬호에게 “선배님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에 박찬호는 “뭐가 죄송하느냐”라며 반문하면서 “내 마음보다 너의 마음이 더 쓰릴 것이다”라고 안승민을 위로했다.
이어 “앞으로 미안하다는 생각 하지 말고 너의 투구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다음 경기에 부담 없이 던질 수 있다”고 격려했다.
한편, 박찬호는 경기 뒤 “전체적인 투구에 만족하지만 매 이닝 주자 내보낸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4일 쉰 뒤 등판한 것은 전혀 문제 없었다”고 자평했다.
강제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