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소통… 교사들은 '고통'

  • 사회/교육
  • 교육/시험

SNS 소통… 교사들은 '고통'

학생ㆍ학부모와 대화 사생활 노출 부작용… 학교폭력 악용 우려도

  • 승인 2012-04-29 16:49
  • 신문게재 2012-04-30 6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 서구 A 초교 교사인 서모(31) 씨, 그는 요즘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 소리만 들으면 놀란다. 줄기차게 이어지는 학부모들과의 수다 때문이다. 3월 새로운 학교로 부임하면서 담임을 맡은 서 교사는 학생 지도를 위해 학부모와 연락처를 공유했다.

하지만, 지금 후회가 막심하다.

학부모들이 수시로 카카오톡으로 연락하고, 대화 내용도 다른 학부모에게까지 공개되기 때문이다.

특히, 서 교사의 개인 신상과 관련된 내용이 학부모 사이에서 설왕설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카카오톡을 삭제할까 고민 중이다.

서 교사는 “자녀 교육과 관련한 내용보다 사생활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이 나돌고, 근거 없이 확대해석되기까지 한다”며 “답장을 안할 수도 없고, 차단하자니 오해를 살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 중구의 B 중 교사인 유모(37) 씨는 자칭, 학교에서 SNS 전도사다. 올 초부터는 학교폭력 문제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와 소통하려고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생들의 경우 초반에는 거리낌 없이 유 교사와 여러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요즘은 뜸하다. 차단하는 학생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학생들 사이에 있었던 소소한 일들까지 SNS를 통해 유 교사에게 전달되면서 학생들 스스로 거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유 교사는 “선생님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아이가 오해를 받을 정도다. 비밀스럽게 해도 학생들에게 들통나다 보니 어렵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SNS(Social Network Service)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와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SNS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사생활 노출과 학교폭력 유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최근 교사들 사이에서 SNS 활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소통을 위해 대부분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오히려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생활 노출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 애인이나 친구의 소식과 사진조차 올릴 수 없을 정도다.

한 초교 교사는 “학부모와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아 SNS를 활용하는데, 어느 순간 학부모 사이에서 (내가) 수다거리가 됐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예전엔 아이가 볼모라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학부모들이 SNS를 통해 교사의 약점을 잡을 정도”라고 말했다.

중학교에서는 학교폭력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동구의 C 중2 담임교사는 “답글을 하지 않으면 상처받을까 해서 자주 대화했는데, 오히려 일부 학생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고교는 초ㆍ중과 비교하면 낫다.

유성의 모 교사는 “특정 교사나 학교를 비하하는 내용도 일부 있지만, 차단하면 그만”이라며 “특히, 학부모가 학교일에 개입하는 건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