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한국전통재래시장학회장/한남대 교수 |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할리스, 파스쿠치 등 토종기업이 스타벅스와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커피산업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업 중의 하나이며 50여 개국 약 2000만 명이 커피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 커피를 팔아 얻는 수익 대부분은 스타벅스와 같은 다국적 커피기업과 중간상인들이 가져간다. 커피생산농가에 돌아가는 수익은 전체의 0.5%. 에티오피아 커피 재배농가의 1년 수입은 60달러에 불과하다. 우리가 스타벅스에서 한 잔에 5000원을 주고 커피를 사 마신다고 하면 에티오피아 커피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평균 25원인 셈이다. 또한 커피농장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는 다름 아닌 15살미만의 어린이들이다.
공정무역커피는 아동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에 반대하며 질 낮은 로부스타(Robusta)종의 재배를 지양하고, 생태계 보전을 고려한 유기농 커피다. 미국 공정노동위원회(FLA)와 국제노동권포럼(ILRF)의 보고서에 따르면 축구공은 여전히 제 3세계의 아동노동, 저임금, 장시간, 비정규 노동에 의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공 생산에서 사람들이 먼저 주목한 것은 비인간적인 아동노동이었다. 의류와 스포츠웨어 산업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쳐온 국제단체인 '깨끗한 옷 캠페인'(www.cleanclothes.org)도 등장해 이제는 기업은 공정무역 그리고 소비자는 윤리적 소비가 필수조건으로 되고 있다.
영국 테스코의 거의 100%자회사라 불리는 홈플러스의 공동CEO인 이승한 회장이 약 2개월전 “한국 경제는 '수박경제' 같다”며 “겉은 시장경제를 유지하지만 안을 잘라보면 빨갛다”며 골목상권 보호 명목으로 획일적으로 특정업태의 신규출점 및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시장경제와 맞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또 이 회장은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일수 및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도 없고 전 세계적으로 그 어느 국가도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제대로 전통상권과 골목상권을 보호하지 않은 책임이 있을 뿐이다. 테스코의 본고장인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 독일에서도 영업시간제한이 있음을 알아야한다. 독일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은 오전7시부터 오후6시30분이고(2003년 이후 오후8시) 토요일은 오전7시부터 오후2시(네번째 토요일은 오후6시)까지이며 영국도 평일은 오후10시까지이며 일요일은 일요일 거래법(Sunday Trading Act)에 의해 대규모점포(280㎡ 이상)의 일요일 영업시간을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중 연속 6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일요일, 공휴일에 폐점해야 하며 평일,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개점이 허용된다. 프랑스에서도 일요일에는 폐점해야 하며 평일, 토요일에는 오후 10시까지만 개점이 허용된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영국, 독일, 프랑스등의 선진국과 같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면적을 규정하고 현재 등록제인 대규모 점포를 개설을 허가제로 바꿔야 하고 또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조례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대규모 점포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게 하거나 지역별로 지역특성에 맞는 의무 휴업일, 영업 시간, 영업 품목 입지 등의 제한을 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SSM의 현실적 입장에서도 기업은 약자입장에서의 공정무역과 소비자의 윤리적소비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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