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의용 대전대 교수ㆍ교수학습센터장 |
건물의 재료가 콘크리트라면 인생의 재료는 시간이다. 콘크리트가 부실하면 건물이 무너지듯, 인생의 시간이 부실하면 인생도 허물어지고 만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그냥 닥치는 대로 바쁘게 사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복잡하고 새로운 일이 늘어나고,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일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기에 어린 아이들 조차 여간 바쁜 게 아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가 결정할 시간의 길이가 점점 줄어드니, 어떤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을 언제 해야 할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살지 않으면 안 된다.
인생의 최소 단위는 초(秒)다. 초가 모여 분(分)이 되고, 분이 모여 시(時)가 된다. 시가 모여 날(日)이 되고, 날이 모여 주(週)가 되고, 주가 모여 달(月)이 되고, 달이 모여 해(年)가 되고, 해가 모여 인생(人生)이 된다. 초 경영이 곧 인생 경영의 시작이다.
인생 경영은 내가 해야 할 일을 찾는 데서 시작된다. ① 포스트잇에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들을 한 가지씩 적어 벽에 붙인다. ② 그중 한 가지만 선택한다. ③그걸 이루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여러 포스트잇에 적어 붙인다. ④ 그 중 어느 것부터 할지 순서를 정한다. ⑤ 그것을 언제 할 것인지를 정한다. ⑥ 모든 시간, 에너지를 그 일에 집중해서 추진한다. 누가 생활비로 8만6400원을 매일 입금해준다고 하자. 단, 그날 입금된 돈은 그날 다 써야 한다. 자정이 되면 잔고는 자동으로 0이 된다. 시간도 그렇다. 누구에게나 하루 8만6400초가 주어진다. 단, 자정이 되면 쓰지 않은 시간은 자동으로 '과거'가 된다. 돈처럼 시간도 그걸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생의 가치가 달라진다. 하루 일과의 1%(15분)만 하루를, 인생을 경영하는 데 투자하자.
'시간은 금(돈)이다'라는 말은 시간이 저장될 수 없음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아껴 쓸까,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까에만 골몰하면 삶은 점점 더 바빠진다. 너무 바쁜 삶에는 평화가 없다. 여유를 찾아야 삶에 평화가 온다. 더 바빠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유를 찾기 위해서, 시간이 나를 부리는 게 아니라 내가 시간을 부리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제대로 경영해야 한다.
시간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時間)'과 '시각'(時刻)을 구분하는 일이다. 어떤 일을 “몇 시간 내에 할 것인가?”에 그치지 말고 “언제 할 것인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일을 하는 데 가장 좋은 때를 찾아, 그때에 그 일을 해야 시간도 덜 들고 성과도 좋다. 불규칙한 생활 습관, 지각하기, 미루기, 중도에 포기하기, 중간에 변경하기, 지나치게 신중하기, 함부로 약속하기, 남이 하자는 대로 따라 하기, 지난 일 후회하기는 시간을 갉아먹는 벌레다. 특히 닥치는 대로 아무 때나 하기는 독충이다.
실화다. 그는 65세까지 정말 바쁘게 살았다. 은퇴 후 그는 죽기만을 기다리다 95세를 맞이했다. 인생의 3분의 1을 덧없이 보낸 것이다. 65년은 놀부의 시계로, 30년은 흥부의 시계로 인생을 산 셈이다. 그래서 그는 95세 때 어학공부를 시작했다. 10년 후 맞이할 105번째 생일날, 95세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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