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이야기]마이동풍(馬耳東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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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의 묵향이야기]마이동풍(馬耳東風)

말의 귀는 동풍이 불어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그대로 흘려버림을 비유한 말

  • 승인 2012-04-25 14:10
  • 신문게재 2012-04-26 11면
  •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
▲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 국전 서예 초대작가
▲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 국전 서예 초대작가
당나라의 큰 시인 이백(李白)이 벗 왕십이(王十二)로부터 “한야독작유회(寒夜獨酌有懷:추운 밤에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느낀 바 있어서)” 라는 시 한 수를 받자 이에 답하여 “답왕십이한야독작유회 (答王十二寒夜獨酌有懷)라는 시를 보냈는데 '마이동풍(馬耳東風)'은 마지막 구절에 나온다. 장시(長詩)인 이 시에서 이백은 ”우리네 시인들이 아무리 좋은 시를 짓더라도 이 세상 속물들은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다음과 같이 맺고 있다.

세인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머리를 흔드네 (세인문차개도두:世人聞此皆掉頭) 마치 동풍에 쏘인 말의 귀처럼 (유여동풍사마이:有如東風射馬耳)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지나쳐 흘려버린다.

또 다른 이야기를 살펴보면 중국 후한 시대에 모융이라는 유명한 승려가 있었다. 그런데 그는 사람들에게 불교에 대하여 가르칠 때, 불교 책만 사용하지 않고 유교에 관한 책도 많이 이용했다. 그러자 제자들이 왜 유교 책을 사용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모융 스님은 방긋이 웃으며 다음과 같이 대답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지금 불교보다 유교를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옛날 어느 음악가는 말에게 거문고 소리가 말에게는 그저 바람 소리와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음악가는 망아지 울음소리를 내어 말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내가 사람들에게 불교 책을 사용하지 않고 유교 책을 이용한 것은 사람들이 유교 책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제 알겠느냐? 그러자 제자들은 “과연 그렇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쇠귀에 경 읽기'는 '우이독경(牛耳讀經)'인데 그 뜻은 마이동풍(馬耳東風)과 비슷하다.

남의 의견이나 말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고 흘려 버릴 때 사용하는 마이동풍이 되지 말고, 3번 듣고 2번 생각하고 1번 말하듯이 자기 의견만 말하지 말고 남의 의견을 잘 들어야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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