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 '탈(脫)대전' 막을 대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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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 '탈(脫)대전' 막을 대책 없나

  • 승인 2012-04-24 18:40
  • 신문게재 2012-04-25 21면
대전산단을 대표하는 삼영기계, '잘 풀리는 집' 화장지로 유명한 미래생활이 대전을 떠난다는 소식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이뿐 아니라 중견기업인 라이언 켐텍, 길산스틸, 야구배트 제조업체 맥스도 떠났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대전을 떠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는 데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만 하는 시민들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향토기업 진미식품이 지난해 충북 괴산에 공장을 신축 가동했고, '족발의 명가' 장충동 왕족발은 3년 전 공장을 충북으로 이전했다. 기업의 입장에서야 공장 확장에 필요한 부지 확보의 용이함에다 다른 혜택까지 주어진다면 충분히 이전을 검토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기업의 '탈대전'으로 인구 유출, 일자리 및 세수 감소는 불가피하다. 지역에 미치는 악영향을 뻔히 알면서도 떠나는 기업을 붙잡을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향토기업은 지역사회에 기틀을 두고 창업을 해 지역경제의 밑거름이 돼온 기업이다. 향토기업이 많아져야 지역경제의 골밀도가 높아질 수 있고 지역사회 공헌도 또한 커진다. 부지 확보와 비싼 땅값이 걸림돌인 쉽지 않은 상황인 줄은 알지만 기업의 '탈대전' 의향을 잠재울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전시가 기업의 탈대전 현상을 막기 위해 자금지원 등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탈대전에 대한 대응이 입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떠나는 업체들을 대체할 새로운 업체의 구체적인 유치 대책은 있는가. 또 현재 지역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어느 정도 깊이 파악하고 있는가. 장수기업 육성에 대한 지원은 적정한 수준인가. 기업이 다른 지역 이전을 확정한 뒤 부랴부랴 잔류 설득에 나서봤자 그때는 늦다.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기존 토착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타 지역 이탈을 방지하는 대책은 더 중요하다. 산토끼 잡자고 집토끼를 잃을 순 없는 일이다. 지속적인 관심만이 탈대전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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