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위대한 별을 만들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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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위대한 별을 만들어 볼까요?

[교육단상] 최경섭 천안새샘초 교장

  • 승인 2012-04-24 14:33
  • 신문게재 2012-04-25 20면
  • 최경섭 천안새샘초 교장최경섭 천안새샘초 교장
▲ 최경섭 천안새샘초 교장
▲ 최경섭 천안새샘초 교장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학교는 와글와글 살아 숨 쉬고 있다. 교실에선 담임선생님과 이제 막 새 학년으로 진급한 학생들이 상추처럼 풋풋한 마음으로 새 학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어느 학급에서는 사물함에 이름표 대신 학생들의 각자 꿈을 붙여 놨는데, 가서 보니 줄마다 심심찮게 눈에 띄는 것이 공무원이었다. 담임교사는 아이들에게 '요즘엔 공무원이 최고래요'라는 말도 들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꿈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장래희망만 남은 것일까. 이제는, 그런 하위요소들이 아닌 개개인이 품을 수 있는 자신만의 위대한 꿈을 이야기할 때다. 그 꿈을 이루는 위대한 별이 되려면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정, 계, 진, 출. 이 네 가지 글자로 얘기해보고자 한다.

정. 정확히 찾자.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 그리고 정말 잘할 수 있는 것. 생각 없이 그저 공부에만 매진하는 것은 지도나 내비게이션 없이 초행길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열심히 달려간 것 같은데 결국 연료와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다. 반면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을 항상 생각하며 사는 아이들은 자신만의 꿈이 생긴다. 그 꿈은 자기만의 소중한 가치이므로,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위축되거나 좌절할 일이 없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그렇게 만든 꿈을 칭찬해주고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의무가 있다.

계. 계획을 세우자. 꿈을 찾았다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꿈이 된장ㆍ고추장이라면 계획을 세우는 것은 그것을 담는 장독이다. 아무리 훌륭한 꿈이라도 튼튼한 계획이라는 그릇에 담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예를 들어 '남을 돕는데 내 인생을 쓰고 싶다'라는 꿈을 가진 아이라면, 넓은 의미에서의 길을 소개해주자. 사회복지사, 교사, 구호 단체 등 다양하게 있을 것이다. 그다음은 거기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정확히 하는 일은 무엇인지, 우리나라에 몇 명 정도 있는지 등.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지금 이 시점부터 자신이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자. 아이들이 어려워할 거라 생각하지 말고 중ㆍ고교에서의 공부, 대학교에서의 준비 등에 대해 대화하다 보면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길을 머릿속에 그려 넣게 되는 것이다.

진. 진득하게 준비하자. 다시 말하면 '좌절금지'다. 사회적으로 큰 꿈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정서 지능(EQ)이 높다는 것이다. 그들의 성공을 좌우한 것은 원래 가지고 있던 재능이 아니라, 실패에 굴하지 않는 힘이 강한 점이다. 아직 인격적으로 덜 성숙한 우리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패나 어려움에 대해 압박을 느끼는 것 대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자.

출. 출발하자. 집을 떠나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끼도록 하자. 거창하게 계획을 세워 현장체험학습을 가자는 것이 아니다. 시내버스 타고 목적지 찾아가기, 시장에서 장 봐오기 등 일상 체험에서부터, 가족여행 계획 세우기, 야영 텐트 치기와 같이 자주 접하지 못하는 경험까지. 이를 통해 얻게 되는 깨달음이나 자신감 등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양분이 될 것이다. 고 천상병 시인이 말했듯이, 필자 역시 우리 인생이 길고 긴, 일종의 '소풍'이라고 생각한다. 각자에게 주어진 한 번씩의 소풍을 알차고 뜻 깊게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자신만의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그 과정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생각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그러면 소풍을 끝낼 때쯤엔 하늘에서 아주 밝게 빛나는 위대한 별이 되어 있지 않을까.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성실히 노력하는 우리 아이들은 벌써 은은히 빛나는 작은 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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