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길지 모른다. 영원히 못 이길 수도 있다. 그러나 최고의 팀을 향한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 선수출신 단 한 명 없이 순수 학생으로만 우리나라 19번째 정식 고등부 럭비팀으로 등록한 대전외국인학교(TCIS) 럭비팀이 얼마 전 전국 무대인 충무기 대회에 출전, 백신고와 첫 경기를 벌이는 모습. 이 경기에서 TCIS럭비팀은 7-78로 대패했지만, 최고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위대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
지난 7일 대한럭비협회에 19번째 정식 고등부 팀으로 등록된 대전외국인학교 선수들 얘기다.
이 팀은 199연패를 기록하다 창단 27년 만에 전국 무대에서 감격의 첫 승을 올린 서울대 야구부 시즌2 버전이다.
시작은 미미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끼리 모여 만든 교내 럭비클럽이 이제 엘리트 선수들의 각축장인 한국 토너먼트에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등록 선수는 15인제 경기를 가까스로 할 수 있을 정도인 고작 18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한국 국적이 9명, 나머지 절반은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프랑스 등 외국국적 보유자다.
부상 선수가 생기면 교체 선수가 절대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엘리트 선수출신이 아예 없다 보니 기량도 다른 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지난주 대전에서 열린 제32회 충무기 중고럭비대회에 전국 무대에 첫 출전 했지만, 경기도 일산 백신고에 7-78로 대패했다.
미국 태생으로 5년 전 한국에 들어온 양인창(18) 주장은 “상대팀에서 가장 날렵한 선수 덩치가 우리 팀에서 가장 몸이 큰 선수보다 컸다”며 “첫 경기에서 충격이 컸고 전국 무대 벽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은 꼴찌 팀이지만 목표는 최고의 팀이 되는 것이다.
뉴질랜드 출신 마이클 모이모이(44) 감독은 “항상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팀컬러를 갖춰 결국에는 이기는 팀을 만들겠다”며 뚜렷한 목표를 밝혔다.
양 주장은 “전국대회 1승까지 5년, 10년 아니면 이보다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하지만, 목표를 향한 도전은 벌써 시작됐다”고 의지를 보였다.
TCIS 럭비팀은 문화 전령사와 럭비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럭비팀 주무 이화윤씨는 “외국인학교팀으로 전국 무대에서 활약하다 보면 한국 청소년과의 문화교류가 증진되고 국내 다른 외국인학교 팀 창단에도 활력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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