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108억원 '세금 폭탄'

  • 경제/과학
  • 대덕특구

ETRI 108억원 '세금 폭탄'

출연연ㆍ대학산단에 '기술료 성과급' 예고없이 추징 “세무서 과세는 부당” 행정소송 제기 잇따라

  • 승인 2012-04-22 17:14
  • 신문게재 2012-04-23 2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과 전국 대학의 산학협력단(산단)이 국세청의 예고 없는 세금폭탄으로 혼란에 빠졌다.

기술사업화를 통한 인센티브 성격의 기술료 성과급은 그동안 발명진흥법(직무발명 보상제도)상 비과세 대상이었지만, 최근 세무당국이 예고 없이 출연연과 대학에 10억~100억원대 세금과 과징금 납부를 통지했기 때문이다.

기술료 성과급에 대한 법제도가 일관성 없고 모호한 상태에서 연구자들에게 세금 납부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해당 출연연과 대학들은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등 연구현장이 기술료성과급 과세문제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느닷없는 세금 쓰나미, 출연연ㆍ대학 연구실 초토화=근로소득세와 과징금이 부과된 출연연은 10여 곳이다. 그동안 각종 기술사업화로 출연연 가운데 가장 많은 기술료 수익을 거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지난 5년간 기술료 성과급에 대한 근로소득세와 가산세 등을 포함해 모두 108억 원의 세금을 추징받았다.

한국 원자력 11억원, 기계연구원 8억 6000만원, 생명연 8억원, 화학연 6억 8000만원 건설기술연구원 5억 원, 재료연 6000만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사업화에 주력해 온 충남대를 비롯한 부산대 등 전국 36개 대학 산단도 기술료 성과급에 대한 과세통보를 받거나 과세를 위해 세무서에서 기술료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등 기술료 과세 쓰나미가 연구현장에 몰아치고 있다.

이처럼 출연연과 각 대학 산단에 기술료성과급에 대한 세금부과 쓰나미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감사원이 국세청과 지방세무서에 대한 감사에서 촉발됐다. 감사원은 발명진흥법에 따라 부과하지 않았던 기술료를 근로소득, 또는 기타소득으로 판단하고 과세를 지시, 관할 세무서들은 출연연과 각 대학 산단에 최근 5년간 지급된 기술료 성과급에 대해 근로소득세 내지는 기타소득세와 과징금 납부를 통보한 것이다.

5년치 세금뿐 아니라 납부 불이행에 따른 과징금까지 합산, 납부를 통지해 그동안 기술개발과 기술이전을 해 온 연구원과 교수들이 탈세자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됐다.

▲출연연, 대학들 행정소송도 불사=108억 원을 세금을 추징당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조세심판을 청구했으며, 현재 세무서의 기술료에 대한 과세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인당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를 넘는 연구원도 있어 세금과 과징금을 내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연구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ETRI 뿐 아니다.

그동안 기술료 성과급 비과세 적용을 받던 생명과학연구원, 기계연구원, 원자력연구원, 지질자원연구원, 화학연구원, 한의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대덕특구 8개 연구기관과 전국 대학의 산단들도 조세심판을 청구했으며,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 산단 관계자는 “그동안 기술료 성과급은 기술이전을 독려하기 위해 직무발명 보상제도에 따라 비과세 대상이었다. 하지만, 세무당국이 최근 기술료성과급은 비과세대상이 아니라며 세금납부를 통지했다. 출연연 뿐 아니라 전국의 대학 산단들도 조세심판을 청구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권은남 기자 silver@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