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NS가 루머의 진원지 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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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SNS가 루머의 진원지 돼서야

  • 승인 2012-04-22 15:29
  • 신문게재 2012-04-23 21면
지난 주말, '탄방동 살인사건'이란 제목의 소식이 트위터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탄방동 살인사건, 시신을 수습 중'이라는 내용의 이 소식은 한때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파장이 컸다. 하지만 팩트는 '19일 대전 서구 탄방동 한 주택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것이고, 경찰은 “단순 변사사건이 오인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오보로 판명되긴 했지만 이 소식에 시민들은 잠시나마 공포에 떨었다. 수원 살인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데다 잇단 부녀자 납치사건으로 극도로 민감해진 시기에 끔찍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민생 치안의 실종을 개탄하고 경찰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냥 오해가 있었을 뿐, 누군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글을 올렸다곤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무차별적으로 전파하는 것이 오해와 편견을 부추기는 일임을 깨닫는 교훈이 됐으면 싶다.

SNS의 특성이 정확한 정보 전달보다는 일차적으로 이슈의 확산에 있다는 것은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로 인해 확산되는 그릇된 정보와 루머의 폐해가 너무도 크다. 사회전반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불신, 불안과 공포, 혼란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천안의 '채선당' 사건이나 대전의 '초등학생 인신매매' 괴담은 그런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슈를 만드는 것만 생각하고 사실 확인을 도외시하는 그릇된 풍토는 건강한 소통을 가로막고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점에서 자제돼야 마땅하다.

SNS는 점점이 흩어져 있는 고독한 개인들을 연결해주는 자유로운 소통 공간이자 각기 다른 견해들이 부딪히는 개방된 공론의 장이다. 접근성이 높고 소수자의 억눌린 의견도 자유롭게 표출된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신기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긍정적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용자들이 그릇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 건전한 판단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다. 정보를 생산하고 퍼 나르는 데 현혹될 게 아니라 과연 사실에 부합하는지 신뢰할만한 정보인지 따져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SNS가 루머의 진원지가 돼버린다면 법적 제도적 장치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불미스런 일이 없도록 사용자 스스로가 자정하는 노력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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