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일수록, 중학교일수록 소위, '일진'이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다수 초ㆍ중ㆍ고교생이 '일진이 존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일선 학교는 물론, 경찰까지 실체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교육현장에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2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559만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제1차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전을 비롯한 전국의 응답 학생들은 거의 모든 학교에 일진이 있다고 답했다. 대전의 경우 조사에 응한 초ㆍ중ㆍ고교 중 각각 1곳씩만 제외하고 모든 학교에서 일진이 있다고 응답했다. 초교와 고교생은 '일진이 있다'는 응답이 평균 20%대에 그친 반면, 중학교는 40%를 넘었다.
충남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진 인식 비율이 낮았지만, 중학교는 초ㆍ고교와 비교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일선 학교와 경찰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과 함께, 일진의 실체 파악에 초비상이다. 20일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결과를 공개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근거조차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A 중 교장은 “우리 학교가 상대적으로 일진 인식 비율이 높게 나왔는데, 뭔가 잘못됐을 것”이라며 “내일 교무회의에서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경찰이 나서는 걸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우리가 직접 학생들과 대면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 역시 설문지의 회수율이 낮아 신뢰도에 의문이 여전하다. 참여한 학생은 전체 559만명 중 25%에 해당하는 139만명이다. 4명 중 3명은 조사에 응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실제,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투신자살한 중학생이 나온 경북 영주중의 경우 회수율이 8.2%에 불과했다. 전교생 674명 중 55명만 조사에 참여한 것이다. 회수율이 한 자리 숫자인 학교는 전체 1만1404개교 중 1906개교(17%)다.
교과부는 회수율 10% 이하인 학교 1906개교와 신설학교, 회수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학교 등에 대해서는 시ㆍ도교육청 주관으로 재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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