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령법인 건설사를 설립하고 100억 원대 토지분양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19일 대전지방경찰청 광수대 관계자가 압수한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유령 건설사를 설립해 10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토지분양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대장 안태정)는 19일 개발이 불가한 토지를 개발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사기 분양한 혐의(사기)로 임모(41)씨 등 11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같은 혐의로 김모(여ㆍ53)씨 등 34명은 불구속 입건하고, 도주한 마모(48)씨 등 3명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 등은 2010년 4월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유령법인을 설치해 최근까지 114명에게 100억원대의 사기분양 행각을 벌인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분양사기단은 H 건설이란 유령법인을 설립, 여성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사기행각을 벌였다.
'경기도 양평에 좋은 땅이 있다. 신행정 타운으로 고시된 땅이며 시로 승격되면 가격이 오른다. 복합휴양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라며 피해자들을 속여왔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교통망 확충계획, 지자체의 개발계획과 관련이 있다고 포장해 피해자들을 속여왔다. 속이고 헐값으로 매입한 토지를 분할등기해 비싼 값에 되팔거나, 땅주인이 팔지 않은 땅을 매입한 것처럼 속여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전, 광주, 청주, 구미 등지에서 회사를 운영해 피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사기단 총책인 임씨는 전 대한지적공사 직원으로 토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사기수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기업 재직 당시에도 분양 사기행위 전력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임씨는 외숙부, 이종사촌 동생 등 친인척까지 끌어들이며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분양사기단은 민원을 제기하는 피해자들에게 조직폭력배를 고용해 협박하는 악랄함도 보였다.
조폭들은 평소에 경영전략실이란 사무실에서 대기하다 거칠게 항의하는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듯이 겁을 줘서 돌려보내는 역할을 했다.
조폭들은 피해자에게 '딸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을 알고 있다. 딸을 곱게 키우려면 가만히 있어라'며 협박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분양사기단에 고용된 폭력조직은 광주국제PJ파 조직폭력배로 밝혀졌다.
안태정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들이 역할분담으로 범행했고 학교동창모임, 종교단체에 참석해 순진한 피해자들을 속여왔다”며 “추가피해자가 더 있는지 확인하는 등 여죄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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