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부모 없는 자식처럼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고… 누구 하나 과학기술계를 보듬지 않았던 것 같다.”
제45회 과학의 날을 맞은 과학기술의 메카 대덕특구 연구원들은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부활을 바라며, 한숨을 지었다.
4년 전인 2008년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과기부와 정보통신부 등이 폐지되면서 출연연들도 과기부와 정통부폐지로 지식경제부, 교육인적자원부로 뿔뿔이 흩어졌고, 국가 과학기술정책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타워가 없어졌다.
이로 인한 정책의 혼선으로 연구현장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고 최근까지 출연연은 통폐합 바람에 몸살을 앓았다.
지난 2월에는 1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단일법인화하는 정부의 출연연법 개정안이 국회로 이관, 연구원의 반발 속에 출연연 통폐합 바람이 잠잠해졌다.
하지만, 출연연 통폐합지배구조 개편문제는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 출연연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1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한국과학융합포럼'에서도 토론자들은 국가과학기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KAIST 유회준 교수는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주관부처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과학기술을 이끌어 갈 미래부 신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6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주최로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출연연 거버넌스 이대로 둘 건가'를 주제로 한 대토론회에서는 연구현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 배제에 한목소리를 냈다. 노환진 전북대 교수는 “현재 출연연이 처한 문제는 정부부처가 모든 의사결정에 개입해 권한을 가지려 하면서 PBS와 평가제도, 이사회 등을 통해 주도권을 장악했기 때문”이라며 “출연연 정책은 출연연이 수립하게 하고 정부는 감독하면 된다”고 밝혔다.
공공연구노조 관계자는 “과학기술계는 매번 통폐합과 정부 간섭 등으로 흔들려왔고, 연구현장은 자율성이 없어지고 연구기관 종사자들 사이 강제적 상대평가에 의한 등급화 등으로 황폐화돼 왔다”며 “45회 과학의 날을 맞아 연구현장을 되돌아 보고 현장 연구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바랐다.
한편, 제45회 과학의날 기념식은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20일 열린다. 기념식에서는 과학기술진흥유공자 79명에 대해 과학기술 훈장, 과학기술포장 및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을 시상한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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