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기수 대전시 과학기술정책 자문관 |
최근 의술의 발달로 우리의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평균수명 79세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노인 인구가 전 인구의 11% 정도를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2018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도시 인구 고령화 현상에 대응할 생애전환 사업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오랜 세월 동방의 조용한 나라였던 한국이 세계사의 주요 일원국이 된 것은 과학기술력의 발전에 기인한다. 이렇다 할 지하 부존자원도 넓은 영토도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우수하고 근면한 인력과 기술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왜냐하면, 인력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은 과학도시다. 대한민국의 대표 과학브랜드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40여 년 동안 대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덕특구내의 연구기관에서 미국 등록 특허기준 '2011년도 특허 종합평가(Innovation Anchor Scorecard)'은 세계 유수의 연구소와 대학, 정부기관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덕특구는 2만5000여 명의 과학기술인력이 거주하고 있고 앞으로 과학벨트가 조성되면 세계적인 석학도 우리 지역에서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대전의 공공기관, 연구기관 등에서 은퇴, 퇴직한 고경력 과학기술인은 대략 1500여 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고경력(은퇴)과학기술인이라 하면 정의하는 범위가 다를 수가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석사 이상의 학력이나 혹은 전문직 연구 및 현장 경력을 가진 과학기술자이면서 은퇴 혹은 퇴직 등으로 현직을 떠났으나 산업계, 학계 등의 분야에서 활용이 필요한 사람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과학기술인력이 집적한 대전시에서 고경력(은퇴)과학기술인, 퇴직장교 등의 사회참여 활동과 이분들에 대한 지원시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대단히 반가운 소식으로 환영할 만하다.
대전시에서는 교육기관과 자매결연 사업,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 회관건립, 재단설립, 집단거주지 조성 등 다양한 정책의 장밋빛 비전을 제시했고 또한 고경력 과학기술인 인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담부서도 신설한다고 했다.
이러한 것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경력 과학기술인에 대한 현황파악과 시스템화가 필요하고 이에 맞는 단기, 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가 운영하고 있는 고경력 과학기술자를 활용한 '기술정보분석사업' 즉 ReSEAT (Retired Scientists & Engineers for Advancement of Technology)사업과 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공적개발 원조사업)등과 연계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산업체, 학계 등 연구기관에서 종사하고 있는 연구원들에게도 퇴직 후 과학기술관련 분야에 봉사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줌으로써 현직에 종사하는 연구원들의 자긍심과 사기진작은 물론 연구능률 향상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분야 은퇴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우수한 과학기술인력과 우수연구기관을 유치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대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체계를 갖추고 시스템화가 되면 대전시는 과학 도시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타 지방자치단체에 파급효과가 클 것이며, 전국의 고경력 과학기술인이 은퇴이후 대전에서 거주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부자도시로 거듭 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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