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전교육청과 전교조 대전지부(지부장 권성환)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 13일 토요프로그램 참여율을 높여달라는 주문과 함께 실적을 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학교에 발송했다.
공문에는 '주5일 수업제가 정착되어가고 있으나, 관내 학교의 토요 프로그램 참여율이 타 시·도에 비해 매우 낮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본 사업 실적이 시·도교육청 평가 및 학교 평가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토요프로그램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평가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대전지역 학교 토요프로그램 참여율은 21.2%로, 전국 평균(24.1%)보다 낮다. 특히, 학교 밖 프로그램 참여율은 1.4%로 특·광역시 중 가장 낮았다.
일선 학교는 반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참여율을 학교평가 지표에 반영할 경우, 실적 부풀리기 보고와 토요프로그램 강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A 초교 교장은 “학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될 수밖에 없다.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불필요한 오해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B 중 교장은 “자율에 맡겨야 하는데, 자칫 강제가 될 수 있다. 토요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날, “토요프로그램 운영 실적까지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건 학교를 배움터가 아닌 전쟁터로 만드는 일”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권성환 지부장은 “책상에 앉아 참여율만 체크하지 말고, 학교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뭘 지원해야 할지 고민해야 마땅하다며 “학교평가 반영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필요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C 초교 교감은 “학교 평가에 반영하면, 토요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고 빨리 정착될 수 있다”며 “교과부 정책이라면 교육청과 학교도 동참해야 좋은 평가와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평가 반영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 취약계층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는 방향으로 여러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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