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경찰공무원 출신으로 7년째 배움터지킴이로 활동해왔다. 배움터지킴이의 신분은 교사이지만 학생들은 “선생님” 대신 “아저씨”라고 부르기 일쑤였다. 교내 화장실에서 흡연하는 학생들을 말리다, 학생들로부터 “담배 피게 나가라. 맞장 뜨면 이긴다”는 막말도 들었다고 한다. 한 교사로부터는 “학교 경비원으로 채용됐다”는 말도 들었다. 그는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모멸감과 수치심이 컸다고 토로했다. 배움터지킴이로서 그가 겪은 일들이 그만의 특수한 사례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사회로부터 존경받아 마땅한 그가 이처럼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무시당하는 것은 배움터지킴이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 것인가. 배움터지킴이는 말 그대로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사전에 예방하고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하기 위한 취지에서 비롯됐다. 교사로부터, 학생들로부터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란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에도 지적했지만 자원봉사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문제 학생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격리할 수 있는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주변 조직의 체계적인 뒷받침이 없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학교와 교사가 지킴이의 활동 영역을 적극 보장하고 협력하고 수시로 경찰과도 연계해 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학생들이 감히 무시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그래야 학교폭력에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학교폭력 해결은 이미 사회 전체의 과제가 되어 있다. 그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 배움터지킴이들이다. 우리 자녀들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존중받아 마땅한 이들이다. 교육당국은 배움터지킴이들이 자긍심을 잃는 일이 없도록 보완해야 할 점은 없는지 살피고 처우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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