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국고보조금은 쌈짓돈?

감사원 총장ㆍ교수 비리 적발… '대학감독' 교과부도 부당행위

전문대가 전문직업인 양성에 쓰여야할 국고보조금을 대학 총장과 교수들이 횡령ㆍ편취하거나 개인 소유의 토지를 매입에 사용하는 등 탈법ㆍ비리 행위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교비 횡령과 회계부정 또한 비일비재했고 교직원이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사실도 드러났다.

A대학의 경우 설립자 일가가 '해외학기제 사업'(학생들이 해외대학에 나가 2개월간 연수)을 실시하면서 학생들에게 항공료ㆍ체재비 명목으로 지급해야 할 장학금(국고보조금) 총 9억2000만원 중 2억 여원을 횡령했다. 이 외에 교비로 지급한 교육비 중 2억 여원도 용도불명하게 집행했다.

해외학기제(10주)에 참여한 학생들의 경우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했는데도 정상 출석한 것으로 처리해 학점을 부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교과부에 이첩, 조치토록 통보했다.

또 A대 설립자의 친인척은 국고보조금으로 학생들에게 공인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장학금 2억8000원을 집행했으나 이 중 2억6000만원을 용도불명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B대학 교수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소속 학과 학생들에게 줘야할 가계곤란 장학금 600만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등 편취했다.

교비로 총장 소유의 토지를 고가 매입하거나, 총장 비리 폭로를 무마하는 대가로 불법으로 교비를 지출하는 등 대학에 손해를 초래한 사실도 밝혀졌다.

C대학 총장은 기숙사, 학생실습시설 및 제2캠퍼스 걸립 명목으로 교비 72억원을 토지 매입 용도로 사용했다. 감사원의 확인 결과 총장이 사들이 토지는 농림지역으로 교육 또는 숙박 시설로 사용이 불가능한 토지로 드러났다. 또 감정평가액이나 실거래 가격 등에 비춰 봤을 때도 시가보다 약 40억원 고가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을 감독해야할 할 교과부의 부당 행위도 드러났다. 교과부는 2010년 및 2011년 점검을 실시한 32개 대학 중 27개 대학이 매년 50명 내지 100명 이상의 재학생을 부풀려 보고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위 대학들에 보조금 총 5억여원을 과다 지급했다.

배문숙 기자 m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