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이하 개편위원회, 위원장 강현욱)가 지난 13일 광역시 구청장을 중앙정부 임명제로 변경하고 구의회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결정한 것에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대전시 구청장협의회(회장 박환용 서구청장)는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개편위원회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대전 5개 구청장 공동명의로 발표된 이날 성명에서 “지방행정의 효율성에 치우쳐 임명제 구청장을 만들고 구의회를 폐지하는 결정은 지방자치 제도의 뿌리를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을 국민적 합의나 자치구와의 상의도 없이 심의ㆍ의결한 것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이자 지역을 분열시키려는 졸속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자치구제가 폐지된다면 “정책 결정이 특별ㆍ광역시 차원에서 이뤄져 주민의 접근성과 민주성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성명을 통해 지방자치 무용론의 본질은 중앙집권체계의 한계에 있음을 지적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성명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학계, 지역사회,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들이 참여하는 공개적인 논의과정을 거치고 이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며 “현재의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구청장과 구의원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제도가 제도적으로 잘못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며 무모한 중앙집권적 정책의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는 서울특별시와 부산ㆍ대전ㆍ광주ㆍ울산ㆍ인천ㆍ대구 등 6개 광역시에 속한 자치구의회를 폐지하고, 서울을 제외한 6개 광역시 구청장을 중앙정부가 임명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13일 의결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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