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모에 다수의 인사가 지원했지만, 서류 심사에서 탈락하는 등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이중고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선 결국 측근인사가 기용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와 자칫 시민구단의 안착을 책임질 적임자가 선임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대전시티즌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사장 재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4일부터 6일까지 3일 간 실시된 첫 공모에는 지역인사 2명과 타지역인사 7명 등 9명이 지원했으나 모두 서류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면접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첫 공모에 지원한 9명 중에는 기업가와 방송인, 교수, 축구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 염홍철 시장은 2월 사장 선임을 위해 “전국 공모를 하되 서두르지 않고 적임자를 찾을 때까지 2차, 3차 공모를 해서라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염 시장의 이같은 발언 등에 따라 이달 초 실시한 첫 공모는 3일간 진행한 반면, 이번 재공모는 8일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계에선 대전의 평판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능력 있는 인사들이 지원조차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실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위 '지뢰를 안고 무덤에 뛰어드는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실제 1997년 창단한 대전은 이제껏 11명의 사장이 거쳐갔지만 3년이라는 임기를 채운 인사는 단 한명도 없었고, 시장 측근들이 대부분 선임된 탓에 시장이 바뀌면 사장 또한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 시즌 대전의 성적이 1승7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침체돼 있는 것도 유능한 인사들의 지원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전은 이번 공모에서도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불안정한 구단 운영은 물론 최하위의 팀 성적 또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은 특히 스플릿시스템 도입으로 강등팀이 결정되는 만큼 자칫 대전의 존폐위기로까지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축구계 한 인사는 “유능한 스포츠 경영인 중 사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일부 인사들에게 지원 여부를 타진했지만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국 공모로 진행되지만 결국에는 지역인사 중 시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로 선임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어지간한 지역 인사 중에는 시장과 친분이 없을 가능성이 적은 만큼 무조건 측근 인사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티즌을 발전시키고 제대로 된 시민구단의 자리를 찾을 수 있는 유능한 인사의 선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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