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종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그동안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등을 방문해 설득작업을 한 결과, 국토부로부터 자기부상열차로 차종을 변경할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시 자기부상열차로 기종을 변경해 예타를 다시 신청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자기부상열차는 시가 2년 6개월간의 연구용역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가장 적합하다고 선정된 차종이다. 그런 만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랬다저랬다 하는 행정을 보고 있자니 도시철도 추진에 대한 원칙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도시철도는 시민들의 삶과 미래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대중교통망 확충이라는 혜택도 크지만 안전성, 소음, 도시미관 등 걱정되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더욱이 도시철도 2호선은 건물 3~5층 높이의 고가(高架)로 건설된다.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도시철도가 지나는 구간의 상권 침해, 일조권ㆍ조망권, 주민의 사생활 침해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예타 통과도 중요한 일이겠지만 시민들의 피해 최소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이 돼야 한다.
이뿐이 아니다. 건설 후 운영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자체가 재앙이다. 시민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다보면 시의 살림이 거덜 날 수도 있다. 도시철도가 빚덩이 흉물로 전락할지 아니면 편리한 대중교통으로 대전의 명물이 될지는 얼마만큼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수단으로 만들어 내느냐에 달렸다. 차량 하나를 놓고도 이렇게 오락가락해서야 도시철도 정책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예타 통과가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너무 급급해 하는 듯한 태도는 시민들을 불안하게 할 뿐이다. 대전시는 2호선을 안전하고 시민에게 사랑 받는 교통수단으로 건설해낼 자신이 있는가. 그에 대한 원칙과 자신이 없다면 도시철도 2호선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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