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찰과 학생의 '명상길'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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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찰과 학생의 '명상길' 동행

  • 승인 2012-04-15 16:51
  • 신문게재 2012-04-16 21면
학교폭력의 해법이 학생의 관점과 시각에서 모색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공주경찰서가 학생들과 마곡사 사찰체험 및 백범 김구 선생의 명상길 토론을 가진 것도 학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시도다. 서천경찰서 등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모범학교를 시범 운영한다. 열린 마음, 경청과 공감, 강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학교폭력 추방이다.

다른 한편 학교폭력이 경찰이 개입해야 할 정도로 사회문제가 된 것은 그 심각성을 말해준다. 이럴수록 진솔한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심각성을 인식하게 하는 것'은 본질에 접근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시도가 헛돌았던 건 폭력의 요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지 않는 단편적인 대응이었기 때문이다.

사례로 종합해볼 때 은폐나 축소는 화근을 키울 뿐이었다. 대신에 명상길, 전통사찰 등 색다른 환경에서 진정어린 감화와 감동을 받는다면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일부 교육청은 친구들이 나서서 풀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가해학생들이 행동 변화는 적극적인 의지가 있을 때 가능했다.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사실 마곡사에서 토론을 벌인 '학교폭력 예방과 주체적 역할과 대안 모색' 은 버거운 주제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모르는 학생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의견 취합 자체가 학생 스스로의 해결 노력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를 발전시켜 더불어 살아가는 주체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은 교육당국의 척결의지와 학부모의 참여의식 없이는 안 될 만큼 악화됐다. 학교폭력의 고통을 호소한 학생이 60%를 넘어 폭력이 일반화된 문화처럼 자리잡은 시점에서 교사의 사명감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옳은 답은 아니다. 어쨌든 남아 있는 해결책은 드러내고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뿐이다.

이번 템플라이프와 산상토론회의 성과를 점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 학생들이 말하는 학교폭력 해법은 기성세대의 그것보다 다층적이고 복잡하다. 일부 학생들은 급우 간 사소한 행동까지 폭력으로 다뤄지는 과잉대응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 같은 행사로 외면과 방관에서 벗어나겠다는 자세 변화를 보였다면 그것만으로도 일단 소득이다. 대책과 현실의 괴리를 알았다면 경찰의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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