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틀쉽]'해양판 트랜스포머' 흥행 쓰나미 몰고올까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배틀쉽]'해양판 트랜스포머' 흥행 쓰나미 몰고올까

외계전투함과 맞선 인간의 대결, 할리우드발 액션 진수 보여줘 감독:피터 버그 출연:테일러 키치, 리암 니슨, 알렉산더 스카드가드

  • 승인 2012-04-12 14:24
  • 신문게재 2012-04-13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배틀쉽' 같은 영화에 관객들은 많은 걸 기대하지 않는다. 짜릿하게 부수고 화끈하게 터뜨리면 족하다. 아드레날린이 팍팍 솟고 묵은 스트레스를 싹 날려 준다면 대환영이다. 여기에 괴물체라든가, 기상천외한 볼거리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배틀쉽'은 그런 관객의 기대에 100% 부응한다.

전 세계 해군들이 참가하는 림팩 다국적 해상 합동 훈련 첫 날, 태평양 한가운데서 정체불명의 물체가 발견된다. 알렉스 하퍼 대위가 수색에 나서는데, 하퍼 대위가 괴물체에 손을 가져다 대는 순간, 엄청난 충격과 함께 괴물체는 거대한 보호 장벽을 구축하고 지구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초장부터 영화는 화끈하게 오락만을 위해 달려간다. '트랜스포머' '지 아이 조'의 하스브로사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배틀쉽'은 앞선 두 영화가 지닌 노하우와 공력을 엄청난 스케일로 쏟아 붓는다.

해상과 하늘을 넘나드는, 소금쟁이를 연상시키는 외계 전투함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다국적 연합군을 위협한다. 누가 봐도 해상판 '트랜스포머'다. '리젠트'라는 이름의 외계 종족도 딱 슈트를 입은 '지 아이 조'의 모습이다.

외계 전투함과 다국적 전함의 대결을 중심에 놓고, 천문학적인 제작비(물경 2억 달러를 들였다)를 들인 영화답게 쉬지 않고 물량 공세를 퍼붓는다. 태평양 한가운데서 외계인들이 발사한 수레바퀴 모양의 쉬레더가 홍콩까지 날아가 화려한 도시를 순식간에 파괴하고 거리의 자동차, 하늘의 헬기들이 이 쉬레더에 의해 휴지조각처럼 나뒹군다.

게다가 퇴역한 미국 전함 'USS 미주리'호까지 동원한다. 위용을 자랑하는 미주리호와 외계 전투함이 벌이는 해전은 그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보여준 비주얼에 정점을 찍는다.

'배틀쉽'은 특이하게도 동명의 고전 보드게임이 원작이다. 상대 정체를 파악하고, 숨겨둔 배를 찾아내 포격하는 쪽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외계인이 구축한 거대한 방어막 때문에 첨단 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과 외계 존재가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벌이는 치밀한 두뇌싸움은 실제 게임을 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보드게임이 지닌 한계도 드러낸다. 스토리 라인이 정교한 소설이나 만화가 원작이 아닌 까닭에 스토리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외계인들은 지구의 신호를 받고 지구에 왔으며, 인간이 먼저 자신들을 건드렸기 때문에 인간을 공격하게 됐고, 그런 이유로 무장하지 않은 인간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설정은 개연성이 부족해 황당하기까지 하다.

퇴역한 군인들이 갑자기 몰려나와 미주리호를 진격시키는 장면이나 하퍼 대위가 맞이하는 해피엔딩은 전형적인 미국식 패권주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에이, 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다 그렇지”라고 생각한다면,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스피드와 압도적인 스펙터클에 놀란 눈으로 2시간 11분이 후딱 지나갈 것이다. 피터 버그 감독은 내한 인터뷰에서 '배틀쉽' 속편이 만들어지면 “배우 이병헌을 캐스팅하고 싶다”고 말했다. 희망대로 이병헌이 후속편에 캐스팅된다면 한-미 공조에 의한 외계인과의 전투도 볼 수 있을 듯하다.

안순택 기자 soota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4.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5.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