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와 비교할 때 경쟁 우위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차별화된 생존전략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의 신경분리가 완료되면서 농협금융지주는 NH생명보험과 NH손해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생보시장과 손보시장에 본격적으로 영업력을 투입했다.
기존의 영업망 등을 토대로 NH생명보험과 NH손해보험은 이미 업계에서 4위와 9위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등 중소 보험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험업체 지역본부 관계자는 “NH생명의 경우, 단위 조합의 방카슈랑스 규제를 5년간 유예받았기 때문에 4000여 개의 조합을 동원해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며 “그동안 농협에 대한 지역민들의 인지도가 그대로 보험으로 반영될 수 있어 농협과의 경쟁이 이미 어려워진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향후 보험 업종 분야를 공략할 태세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지난달 취임 간담회에서 “하나금융 계열사 중 취약한 분야가 보험이어서 기회가 좋다면 보험사 인수ㆍ합병에도 나설 것”이라며 보험업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중소 캐피털 업계의 사정은 보험업계보다도 심각하다. 우선 농협금융지주가 기존 영업망을 위시해 캐피털 사업을 보강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NH농협캐피탈의 신용등급이 최근들어 긍정적으로 평가된 점 역시 중소캐피털 업체들에게는 악재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NICE신용평가는 NH농협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등급전망을 'Stable'에서 'Positive'로 상향조정해서다.
지역의 한 중소캐피털 업체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의 캐피털 계열사가 지역으로 진출함에 따라 기존의 중소 캐피털업체들의 고객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이제는 신규 고객을 모집하기는 커녕,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아야 할 판”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로서도 몸집이 커진 만큼 수익성을 키울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금융업종 확대는 예상된 일”이라며 “소비자들로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더 많은 금융혜택이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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