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붓끝, 50년 서예인생을 풀어내다

  • 문화
  • 공연/전시

농익은 붓끝, 50년 서예인생을 풀어내다

원로서예가 조종국씨 15년만에 전시 '소통의 기회' 20일부터 연정국악문화회관

  • 승인 2012-04-11 16:23
  • 신문게재 2012-04-12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 조종국씨
▲ 조종국씨
붓글씨는 쓰는 사람을 그대로 닮는다. 글씨를 보면 사람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서예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백범 김구 선생과 도산 안창호 선생의 글씨를 보면 일제에 맞서 싸웠던 의기와 분노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역사 속 인물들이 서예를 즐겨하고 후세 사람들이 이를 평하는데 인색하지 않은 것은 글씨 속에 한 시대를 헤쳐나갔던 그들의 발자취가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50여 년 간 붓글씨를 써온 남계 조종국 원로 서예가가 그의 서예 인생을 총 정리하는 개인전을 연다.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대전 연정국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남계 조종국 서예 1997'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그는 “서예와 함께 한 일생을 정리하고 싶었다”며 “70여 점의 작품을 엄선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대전예총회장 등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통해 지역 원로이자, 문화예술계 효시라 불린다.

▲ 심훈 '그날이오면'
▲ 심훈 '그날이오면'
그만큼 조 서예가의 작품 속 서체는 독특한 특성과 순수한 서체를 느낄 수 있다. 그는 “자연스러운 서체를 추구하는데 한 획에서도 선과 형태의 변화가 많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필휘지로 쓴 그의 작품들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넘쳤다. 조 서예가는 외형적으로 필선에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러면서 서면의 조형 구성이 유연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하지만,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외면적 부드러움 속에 선의 강인한 기풍이 서려 있어 그 구성력이 돋보인다. 더욱이 작품과 더불어 붓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마음을 담고 있어 더 의미가 깊다. 작품을 보는 내내 관람객들은 '따뜻한 손글씨'가 만든 소통의 기회이자, 소통의 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고전에 있는 귀감이 되는 문장들을 서예예술로 담아내 관객들에게 특별한 예술적 미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대전예총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대전과 중국 등 국제 서예 교류에도 큰 축이 되고 있다.

서예를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 전시는 영상 시대의 중심에서 '붓글씨'의 존재 이유와 생존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 문화의 뿌리이자 한자 문화권의 정수가 서예에 있다고 침묵으로 웅변하기 때문이다. 한자를 읽을 줄 모른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 한글이든 한문이든 글자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우선인데다 글씨의 시원으로 돌아가 작품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생동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 곳곳에서 한 해를 이끌 딱 좋은 글귀를 만나는 것도 덤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3.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4.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5.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1.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2.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해외농업·산림자원 반입 활성화 법 본격 시행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