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은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상주상무와 K리그 7라운드를 치르며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는 청주구장에서 두산과 시즌 2차전을 갖는다.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대한항공 홈인 인천에서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예정돼 있다. 이같은 경기일정과 선수단 이동 문제 때문에 지역 연고 프로선수들은 총선 당일 투표소를 찾기 어렵다.
실제 대전시티즌 선수단은 10일 대전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오후에 상주로 이동했다.
시티즌 관계자는 “대전에 주소를 둔 선수들이 드문데다가 선거 당일 원정경기 일정 때문에 선수들의 투표참여가 쉽지 않다”고 참정권 행사의 어려운 점을 설명했다.
11일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벌이는 삼성화재도 비슷한 사정이다. 선수단은 경기 전날인 10일 인천에 입성, 결전 준비에 돌입했다. 이동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 부담이 큰 챔피언전을 앞두고 투표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 구단 프런트의 설명이다.
시즌 초 어웨이 같은 홈경기를 치르는 한화이글스도 다를 것이 없다.
대부분 대전에서 거주하는 한화 선수단은 한밭구장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4월 홈경기를 청주에서 치르는 관계로 이곳 시내 호텔에서 합숙 중이다. 투표를 하려면 전날 야간경기를 치른 지친 몸을 이끌고 대전으로 왔다가 다시 청주로 돌아가 경기 시작 수시간 전부터 훈련에 참여해야 하기때문에 사실상 투표가 불가능하다.
프로 선수들은 부재자 투표에 참여하기도 버겁다. 공직선거법 38조(부재자 신고)에 따르면 선거일 투표가 불가능한 자는 부재자 신고를 할 경우 부재자 투표 기간에 투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경기에 맞춰 몸을 만들어야 하는 프로선수가 이같은 절차를 따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공직선거일에 경기가 있으면 프로선수들은 참정권을 행사하기가 어려워 프로기구마다 선수들의 투표참여를 유도하는 경기일정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영록ㆍ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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