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우]FTA정책 성공을 위한 유통분야 해결과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장우]FTA정책 성공을 위한 유통분야 해결과제

[수요광장]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 승인 2012-04-10 14:34
  • 신문게재 2012-04-11 21면
  • 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 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 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칠레를 시작으로 유럽연합, 미국 등 8개국과 FTA를 발효 중에 있다. 이제는 양적 확대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FTA의 경제효과 극대화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FTA의 관세혜택은 수출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혜택이 무조건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산 제품임이 입증되어야 FTA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최근 우리 중소기업들은 원산지규정이 복잡하고 전문인력이 부족해 혜택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정부가 대국민 FTA 홍보과정에서 소비자 이익을 강조해 왔지만 현실적으로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FTA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FTA로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몫이 없다면 반감만 사게 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 공급이 늘어나 가계 부담이 줄어들 때 비로소 효과를 실감하게 된다. 즉 FTA로 인한 관세인하 효과가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후생증대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FTA 관세인하ㆍ철폐에도 불구하고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며 FTA의 혜택이 대기업이나 일부 수출기업에만 돌아가 사회양극화 현상을 초래한다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FTA효과가 왜 나타나지 못하고 있으며 해결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최근 수입업자와 유통업자들이 FTA 관세인하 효과를 모두 챙겨가고 소비자들은 봉 노릇만 한다는 말이 있다. 관세가 떨어져도 유통과정에서 가격이 인상된다면 소비자들에겐 아무런 혜택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명품의 경우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사실상 외국 명품 브랜드의 수입ㆍ유통을 선점하고 있어 FTA 발효 후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칠레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의 칠레산 와인가격이 우리나라보다 싼 것은 아이러니하다. 여기에다 한ㆍEU FTA 이후 유럽산 자동차와 명품가격이 오히려 인상되고 있고 한ㆍ미 FTA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와인이나 위스키, 화장품 등 명품에서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FTA로 상품이 싸게 수입돼도 국내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이 올라가 소비자들은 정작 가격인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라고 지적한 것은 다행이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FTA 경제효과 제고를 위해 유통구조 개선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올바른 정책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FTA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우선 개방화시대에 걸맞지 않는 후진적인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수입상과 판매상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되 각종 규제로 막아놓은 수입상 자기 판매를 활성화하면 중간 마진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또 수입상품의 원가정보를 공개하여 최종 판매가격의 적정여부를 소비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수입ㆍ유통단계에서 암묵적 담합행위를 근절하고 유통구조를 단순화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FTA 이후에도 가격이 내리지 않는 품목에 대해 가격결정 구조를 추적 분석한 가격정보를 공개해 가격인하를 유도해야 한다. 정부는 또한 소비자보호원, 소비자단체 등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소비자 운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소비자단체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내외간 업체ㆍ품목별 가격을 비교 공개해 FTA 소비자 이익을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관행 정착도 중요하다. 수입명품을 신분 과시용으로 생각하는 그릇된 소비관행을 버리고 선진국 제품이면 무조건 좋다는 소비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비자들은 스스로 힘을 결집하여 수입물가 인하를 유도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FTA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FTA 무용론이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쌓여 정치적 혼란과 국력낭비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2.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5.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