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거전리 '산채재배마을' 이끈 주인공… 연매출 12억

부여 거전리 '산채재배마을' 이끈 주인공… 연매출 12억

  • 승인 2012-04-10 14:15
  • 신문게재 2012-04-11 9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우리가 지역리더] 김은환 산채재배 전문가

▲ 김은환씨
▲ 김은환씨
공주 사곡면에서 3000㎡ 규모의 취나물 재배를 계획 중인 최운주(45)씨는 든든한 지원군 1명을 얻었다. 충남도가 밤과 표고, 산채 등 전략품목을 명품 임산물로 육성하기 위해 '작목별 멘토제'를 운영하면서 취나물 재배 경험이 없던 최씨에게 이 분야 최고의 멘토를 연결시켜 준 것이다.

최고의 멘토로 꼽힌 김은환(57ㆍ부여 은산면ㆍ사진)씨는 정부로부터 신지식인으로 선정될 만큼 임업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부여 은산면 거전리 산촌 생태마을을 전국에서 이름난 산채재배 마을로 꾸민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제는 산채 재배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수할 정도로 전문가가 됐지만 처음부터 전문가는 아니었다.

대학 졸업 후 13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하던 김씨는 1990년대 중반 귀농을 결심했다. 직장동료나 가족이 반대했지만 농대 출신으로 농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김씨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고민했다. 다른 농산촌에서 재배하지 않는 거전리만의 작물을 찾기 위해 다양한 서적과 일본사례를 연구했다. 재배가 쉽고 고소득이 가능한 작물을 찾던 중 원추리의 효능을 알게돼 직접 재배에 나섰다.

김씨는 660㎡(200평)의 밭에 원추리를 심었고 수확하자마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갔다. 그 자리에서 김씨는 성공 가능성을 내다봤다. 가져간 원추리 10㎏이 금세 판매됐고 추가 주문까지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씨는 자생약초인 인동덩굴(忍冬藤)의 꽃과 잎으로 인동차를 개발, 안면도 꽃박람회에 출품해 호평받았다. 기존에 있던 밤 생산단지의 생산량을 높이고 각종 산채 나물을 재배하면서 마을 주민의 소득을 높여나갔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주민들도 점차 김씨의 노력에 동참하기 시작해 인근 마을 등 모두 87농가가 작목반에 함께 참여해 주민 소득도 크게 나아졌다.

또 밤과 원추리 뿐만 아니라, 고사리, 취나물, 다래순 등 모두 15가지가 넘는 임산물이 거전리를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판매되는 임산물만 12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노력으로 김씨는 정부가 선정하는 신지식인에 선정됐고 거전리는 농림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됐다. 또 산촌마을종합개발사업지로 선정돼 산림청으로부터 14억원을 지원받는 등 대표적인 산촌마을로 진화하고 있다.

김은환씨는 “웰빙 바람과 더불어 산채 나물의 수요도 늘어나고 다양한 임산자원을 보호하고 키우려는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미래가 없던 산촌 마을에도 새로운 희망의 빛이 비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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